국내 한 이동통신사의 대리점이 고령의 노인 고객에게 ‘음란 동영상’을 보내 데이터 폭탄을 맞게 한 뒤 고가 요금제로 유도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LG 유플러스 대리점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데이터 과다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야한 동영상 링크를 문자로 발송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대리점 주의 제보를 받았다는 하 의원에 따르면 서울의 LG 유플러스 직영대리점은 신규 가입 후 고가 요금제를 유지하는 3개월 동안 수도권 가입자 최소 1,000명 이상에게 야한 동영상을 문자로 보내 데이터를 사용하게 했다. 하 의원은 “그 후 데이터 소비량이 많아 요금제를 낮추면 더 큰 피해를 보는 것처럼 유도해 고가요금제를 유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LG 유플러스 직원은 대리점 측에게 “할아버지, 할머니들한테 야동(야한동영상)을 한편씩 보내줘요. 다운하겠다(요금제를 낮추겠다)고 그러면 그 사람한테 ‘동영상 사용량이 이렇게 많아가지고 지금 다운하시게 되면 한 달 데이터 요금만 몇만 원 더 나오시는데, 가급적 2만원 더 내고 이거 쓰시는 게 어떻겠냐’하면 ‘아 그렇네’하고 다 좋아하시면서 간다”고 동영상 전송을 권유하는 듯 말했다.
하 의원은 각 대리점의 직원교육 자료를 증거로 내세워 “대리점 대표들이 의무적으로 숙지해야 하는 이 자료에도 고객에게 성인물을 권장하는 내용과 사진이 적나라하게 나와 있고 고객유인의 주요 방법으로 소개하고 있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 의원은 “음란물을 유포하여 수익을 올리는 것은 음란물 유포죄 및 공정거래법위반 행위이기에 검찰에서 철저히 수사하여 책임자를 처벌하고 국민들이 요금폭탄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국 LG 유플러스 대리점에 대한 전수조사를 바로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LG 유플러스 관계자는 “하태경 의원이 제기한 ‘성인물’ 교육 자료는 스타 아이돌, 영화/공연, 게임, 웹툰 등 VR서비스를 소개하는 자료 50페이지 중 1장에 불과하다”고 반박하며 “다만 녹취록에 나오는 부분은 일부 대리점에서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부적절한 사례를 언급한 것으로,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해명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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