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시내에 위치한 런던브리지 한복판에서 2년 만에 또 테러가 발생했다. 테러 용의자가 휘두른 칼에 시민 2명이 사망했고 3명이 부상했다. 용의자 역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네덜란드 헤이그 쇼핑가에서도 칼부림 사건으로 3명이 다쳤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스카이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런던 경찰은 이날 오후 2시께 런던 브리지에서 칼부림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당초 이번 테러로 인한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가 추후 용의자가 휘두른 칼에 2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사망자 2명의 신원은 확인 중에 있다고 런던경찰청은 밝혔다.
테러 용의자 역시 현장에서 사살됐다. 런던 경찰청 관계자는 “용의자가 몸에 폭탄장치를 둘렀으나 확인 결과 가짜로 판명났다”며 “사건의 성격 때문에 경찰은 처음부터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뒀으며 이제 공식적으로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망한 용의자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와 연관돼 복역하다 약 1년 전 출소한 전력이 있다고 영국 PA통신 등 현지 언론을 인용해 AFP, AP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정보기관인 MI5나 경찰 역시 전과를 통해 이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용의자는 범행 당시 영국에서 열린 범죄학 학회에 참석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테러 경찰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혹시나 모를 추가 위협에 대비해 현장을 폐쇄한 뒤 주변 수색에 나서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 현장에 출동한 긴급구조대는 ‘중대 사건’ 조치를 선언한 뒤 인근 런던 브리지 역을 폐쇄했다. 주변 빌딩에 있던 사람들 역시 보안 요원 등의 안내에 따라 대피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런던 브리지는 지난 2017년 6월에도 테러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한 곳이다. 당시 테러범 3명은 런던 브리지에서 승합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 사람들을 쓰러뜨린 뒤 인근 마켓에서 흉기를 휘둘렀다. 이로 인해 6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다쳤다. 테러범 3명은 무장경찰에 의해 모두 사살됐다. 극단주의 테러 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당시 배후를 자처했다.
이번 런던 브리지 테러는 영국 정부가 최근 테러 위협 경보 수준을 한 단계 낮춘 가운데 발생했다. 프리피 파텔 내무장관은 이달 초 영국의 테러 위협 경보 수준을 ‘심각’에서 ‘상당’으로 한 단계 낮췄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4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영국은 2017년 9월부터 ‘심각’ 수준을 유지해왔다.
네덜란드에서도 이날 밤 헤이그 중심부의 주요 쇼핑가인 ‘흐로터 마르크츠트라트’ 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3명이 부상했다고 네덜란드 현지경찰이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이날 영국 오후 런던 브리지에서 칼부림 사건으로 2명이 사망한 지 몇시간 만에 발생했다. 사건 현장은 헤이그 쇼핑 구역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곳으로, 슈퍼마켓 체인과 고급 상점들이 즐비하며 네덜란드 의회와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현지 경찰은 최소 1명의 용의자를 찾고 있으며 용의자는 약간 어두운 피부에 검은색 상의와 스카프, 회색 조깅 바지를 입은 40∼50세의 남성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경찰은 다만 이번 공격에 테러의 동기가 있는지는 아직 말하기 이르다고 덧붙였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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