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무서운 속도로 1,000만 관객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이 작품은 개봉 10일 만에 700만 명을 동원하며 올해 다섯 번째 1,000만 영화에 바짝 다가섰다. 애니메이션으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전편의 인기 덕에 속편 역시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이라 예측됐지만 이 같은 속도는 예상을 뛰어넘는다. ‘겨울왕국2’ 신드롬 덕에 전통적인 비수기인 11월과 12월 초에 극장가는 관객들로 북적여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예년 이 시기와는 달리 작품의 좌석 점유율은 60%에 달하는 데다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굿즈 판매와 4DX관 등 프리미엄관의 관람도 증가하고 있다.
우선 전편보다 14일이나 빨리 누적관객 700만 명을 동원한 데에는 ‘N차’ 관람의 영향이 큰데 다양한 이유로 재관람이 이어지고 있다. 일반 상영관에서 관람을 한 관객들이 바람, 물, 불, 땅의 정령을 느끼기 위해 4DX관이나 아이맥스·수퍼4D·MX관을 다시 찾는 것이다. CGV 관객 분석에 따르면 개봉 첫주였던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4DX 더빙객석점유율이 89.9%를 기록하는 등 맨 앞자리만 제외하고 매진·만석 사례를 만들고 있다. 이후 평일에도 4DX관의 객석 점유율은 60%에 달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CJ CGV 측 관계자는 “바람의 정령, 불의 정령, 땅의 정령 등이 등장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바람이 불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4DX의 모션, 환경 효과 등과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왕국2’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단위의 관객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영어 교육열이 높아 어린이들에게 더빙판 외에도 자막판을 보여주는 사례가 많다. 더빙관은 어린이, 자막관은 청소년 이상이라는 공식이 통하지 않게 됐다. 자막판과 더빙판 모두를 딸에게 보여줬다는 한 관객은 “일찍부터 영어를 쓰는 환경에 자연스럽게 노출시키고 싶다”며 “마침 딸이 ‘겨울왕국’의 엘사를 정말 좋아해서 영어로 볼 수 있도록 영화를 다시 봤는데 다른 엄마들도 그렇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일부 관객들은 어린이들이 시끄럽다며 ‘노키즈 존’을 만들자는 주장까지 나오는 웃지 못할 일들도 벌어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어른은 애들이 보는 시간대를 피해서 보라’ ‘애들이 떠들고 소리를 질러서 제대로 못 봤다’ 등 불만 섞인 목소리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굿즈 역시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매출이 늘고 있다. CJ CGV 씨네샵의 경우 11월20~24일 사이 매출이 전주 대비 9.6배나 급증했다. 올라프 램프 가습기는 출시 즉시 완판됐으며 올라프 스노우볼도 약 80% 넘게 판매가 됐다. 이외에 캐릭터 열쇠고리, 어린이 손목시계, 쪼꼬미 인형 등도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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