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일 국회 파행사태와 관련해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들을 정치적 사안과 연계해 흥정거리로 전락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20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마비상태에 놓여있다. 입법과 예산의 결실을 거둬야 할 시점에 벌어지고 있는 대단히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 선진화를 위한 법이 오히려 후진적인 발목잡기 정치에 악용되는 현실을 국민과 함께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안타까운 사고로 아이들을 떠나보낸 것도 원통한데 “우리 아이들을 협상카드로 사용하지 말라”는 절규까지 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 아이 부모들의 절절한 외침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국회가 되어야 할 것“이라 당부했다. 자유한국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선거제법 패스트트랙 처리에 대한 반발로 필리버스터에 나서면서 국회 본회의가 무산돼 ‘민식이법’을 비롯한 비쟁점 민생법안들이 처리되지 못하자 이를 비판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민생과 경제를 위한 법안들을 하나하나가 국민들에게 소중한 법안들”이라며 “하루속히 처리하여 국민이 걱정하는 국회가 아니라 국민을 걱정하는 국회로 돌아와 주길 간곡히 당부 드린다. 특히 쟁점 없는 법안들조차 정쟁과 연계시키는 정치문화는 이제 제발 그만 두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조속한 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당부했다. 여야의 극한 대치로 내년도 예산안 법정시한(2일)을 넘기며 기한 내 예산안 처리가 어려워졌다는 점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은 국회의 예산안 처리 법정 기한”이라며 “그러나 이번에도 기한을 넘기게 됐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법을 지키지 않는 위법을 반복하는 셈”이라 말했다. 이어 “국가 예산은 우리 경제와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처리가 늦어지면 적시에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기가 어렵다”며 “특히 대내외적 도전을 이겨나가는 데 힘을 보태며 최근 살아나고 있는 국민과 기업의 경제심리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기회복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예산안 처리에 국회가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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