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필요하다면 북한 문제와 관련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이 정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백두산행을 택하며 ‘중대 결단’을 예고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처음으로 북한에 대한 무력사용 가능성까지 밝히며 한반도 정세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관련기사 5·11면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런던 주재 미국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라고 강조하면서 만약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여전히 백악관에 있었다면 북한과 미국이 전쟁을 벌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한 군대를 갖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라며 “이를 사용하지 않기를 원하지만, 그래야 한다면 우리는 이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을 또다시 ‘로켓맨’으로 칭하며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비핵화 합의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제재 완화 등 미국의 상응 조치를 원하는 북한의 요구에 일단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은 이날 담화를 통해 연말 시한을 상기시키면서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대미 강경 메시지를 발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직접 언급하며 방위비 압박도 이어갔다. 그는 “한국이 방위비를 더 내야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한국과 협상 중인데 그들은 좀 더 공정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주둔이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주둔이든 철수든)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며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4차 협상이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당일 주한미군 철수 카드도 처음으로 꺼내 들었다.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는 “나는 데드라인이 없다. 여러 가지 면에서 중국과의 합의를 선거 이후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내년 말 미국 대선 이후로 미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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