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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 타고 또 백두산 오른 김정은...'새로운 길' 강행하나

[긴장 고조되는 북미]

이달 하순 중앙위 전원회의도 소집

"대내외 정세에 맞게 중대문제 토의"

對美·對南 강경노선 채택 가능성

美, 해상초계기까지 對北감시 강화

비건 이달 중순 방한 공조 협의할듯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방위원장이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들’을 돌아봤다고 4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스스로 정한 ‘연말 시한’ 직전인 이달 하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군 간부들을 대거 동원해 군마를 타고 ‘정치적 결단’의 장소인 백두산에 오른 점을 고려하면 이번 회의에서는 대미 강경 노선과 자력갱생을 토대로 한 ‘새로운 길’이 구체화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된다. 북한이 연내 비핵화 협상 결렬 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레드라인(금지선)’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을 예고한 만큼 북미 비핵화 협상도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조선혁명 발전과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하여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12월 하순에 소집할 것을 결정하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이와 관련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결정서가 3일 발표되었다”고 전했다.

지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제시한 ‘연말 시한’이 곧 종료되기 때문에 이번 회의는 대남 및 대미관계의 노선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연말 시한을 강조해온 점에 비춰볼 때 당중앙위 전원회의가 개최되면 북한은 미국의 대북 협상 태도와 남한 정부의 대북 태도를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비핵화 협상 중단과 핵보유국 지위 강화 입장을 천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간부들과 모닥불을 쬐고 있는 모습으로, 김 위원장 오른쪽에 부인 리설주 여사도 자리하고 있다./연합뉴스


실제 협상의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지 말라는 엄중한 경고에도 김 위원장은 군 간부들을 대거 대동한 채 백두산행을 택하며 사실상 대미 강경 노선을 예고했다.

북한은 일제강점기 때 김일성 주석이 부인 김정숙 등 항일 빨치산들과 백두산 일대에서 고초를 겪으면서도 항일 의지를 불태웠다는 점을 선전해왔다. 김 위원장은 아내 리설주 여사와 모닥불을 쬐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선대의 항일 의지를 모방해 대미 항전 의지를 고취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이번 백두산 군마 등정에 이례적으로 박정천 육군 총참모장과 군종 사령관, 군단장 등 군 인사들을 대거 동원한 점을 볼 때 북한이 조만간 고강도 대미 무력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 본부장은 “북한의 ‘새로운 길’은 이미 지난 2017년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토대에서 핵무기와 ICBM의 양적 확대를 통해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완성을 통해 추가적인 핵 억제력을 확보하며, 중국 및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 및 과학기술에 기초한 자력갱생을 통해 ‘사회주의부강조국’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도 연쇄적으로 정찰기를 한반도에 투입하고 있다. 미군은 전날 정찰기에 이어 이날 해상 초계기까지 한반도 상공 임무에 투입하며 대북 감시활동을 강화했다. 이는 북한의 SLBM 발사 등의 추가 도발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 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 Spots)’에 따르면 미 해군 해상 초계기 P-3C는 한반도 상공 2만2,000피트(6,705.6m)를 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미 모두 대화의 판이 깨질 경우 정치적 부담이 큰 만큼 양측이 파국을 막기 위해 막판에 극적 타협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외교·안보 전문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 사용 가능성 언급은 김 위원장에게 대화를 재개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석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연합뉴스


실제 북미 실무협상을 전담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이날 “분명히 우리는 현시점에 우리가 희망했던 만큼 많은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으며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포기하지 않겠다는 점은 매우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는 북미 관계가 위태로운 상황임을 인정하면서도 대화를 통한 해결을 원한다는 입장을 거듭 북측에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비건 대표는 이달 중순께 방한해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북한의 오판을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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