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임기연장이 불발되자 내부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을 불허하자 4일 청와대 앞 천막에서 열린 한국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는 냉랭한 분위기에서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정진석 의원은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이렇게 화합을 못 하고 뭐하냐. 너무한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비판받으면 안 되나. 20년 동안 이런 것을 처음 봐서 그렇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나경원 원내대표는 개인 일정을 들어 회의에 불참했다. 불편한 심경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나 원내대표가 자신의 재신임 여부를 물으려던 이날 의원총회에서 “임기 연장 여부에 대해 묻지 않겠다”며 최고위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목소리는 하나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당 내에서는 당헌·당규 해석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의원들의 투표로 선출된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여부를 당 대표 및 최고위원회의가 결정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김태흠 의원은 의총에서 “어제 최고위 의결 내용은 유감스럽고 개탄스럽다”며 “원내대표 연임 사항은 의총에 권한이 있지 최고위원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게 살아있는 정당인가”라며 “앞으로 어떻게 우리가 문재인 정권의 독재와 국회의장이 함부로 유권해석을 내려 국회를 끌어가는 것을 비판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 역시 “어제 모습은 누가 봐도 나 원내대표를 해임하는 모습이었다”며 “명확한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원내대표 임면이 최고위 의결로 가능한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주장을 폈했다.
불출마 선언으로 화제가 됐던 김세연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이런 식의 당 운영은 정말 곤란하다. 당이 말기 증세를 보이는 것 아닌가 하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황교안 대표는 “규정에 대해서는 내가 자의적으로 검토한 것이 아니고 당 차원에서 검토해 그 원칙대로 한 것”이라고 반론을 막아세웠다.
이를 두고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원내대표까지 소위 친박(친박근혜)이 되면 극심한 내부 분열이 일어나고 보수통합은커녕 분당 사태까지 올 수도 있다”며 “국민이 원하는 쇄신은 선수별이 아니라 박근혜 정권이 망하는 데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정리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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