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북한·러시아와 함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북방유적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녹둔도’ 발굴에 나선다.
서울시는 국내 민간단체인 남북역사학자협의회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녹둔도 유적 발굴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 북한에서는 우리나라의 문화재청격인 민족유산보호지도국이 참여하며 러시아에서는 극동 연방대학과 공공기관인 러시아군사역사협회가 참여한다.
유적 발굴 지역인 녹둔도는 충무공이 1587년 42세 때 둔전관으로 부임했던 지역이다. 충무공은 명청 교체기를 맞아 강성해진 여진족의 침략으로부터 조선을 방어하기 위해 힘썼고 1587년 녹둔도 전투에서 크게 승리하기도 했다. 같은 해 녹둔도의 백성들이 여진족에게 재물을 약탈당하고 포로로 잡혀가는 일이 발생해 충무공은 선조로부터 장형을 받고 관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이는 여러 차례 녹둔도의 병력보충을 청했던 충무공의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탓이었다.
참가 기관과 단체는 현재 러시아 영토인 연해주 하산군 옛 녹둔도와 북한 함경북도 나선특별시 일대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충무공 유적의 발굴 조사를 내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남한·북한·러시아는 발굴 조사를 위한 준비 단계로 사전 조사와 현장답사, 국제학술회의를 모두 마쳤다. 행사는 한러분과와 북러분과로 나뉘어 진행됐다. 지난 1일과 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는 러시아 측이 지난해와 올해 녹둔도 사전 조사에서 발굴한 조선 시대 백자 조각 등 출토 유물들이 전시됐다.
서울시는 내년 발굴 결과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정부, 러시아 등과 협의해 나선-녹둔도의 충무공 북방 유적을 역사문화 유적지로 보존·관리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