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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장기화 불안감에…美 불마켓서도 개미는 '썰물'

시장 불신에 침체 우려 겹쳐

증시 호황에도 이례적 '엑소더스'

개인투자자 주식형 펀드 환매

올 1,355억弗 유출…27년來 최대

G2협상 따라 투심회복 가능성

이달초 일주일 50억弗 유입도





올해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6년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미 주요 증시가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을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개인 자금이 37년 만에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장기화하자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를 잃은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는 금융정보 제공 업체 레피니티브 리퍼의 자료를 인용해 개인투자자들이 올해 미국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총 1,355억달러(약 161조2,314억원)를 인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레피니티브가 관련 자료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1992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올해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엑소더스’는 이례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미 주요 증시는 경제지표 호전, 경기개선에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6일 종가 기준 다우 지수는 연초 대비 20.1%, S&P500은 25.5%, 나스닥은 30.5% 상승했다. 미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늘린 것도 증시가 상승한 이유로 꼽힌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임직원들에게 제공된 주식 보상까지 포함하면 미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올해에만 4,800억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강세장에 ‘베팅’하기보다는 안전자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은 대부분 뮤추얼펀드에서 자금을 빼간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약 2,208억달러가 주식 뮤추얼펀드에서 유출됐는데 그중에서도 대부분은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 펀드매니저가 직접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액티브펀드였다. 같은 기간 ETF로는 853억달러가 유입됐지만 8년래 가장 낮은 유입 강도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유출 이유로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를 꼽았다. 실제로 미중 무역갈등이 본격화한 지난해 2·4분기 이후 미국 주식 펀드는 7분기 연속 자금유출 흐름을 이어왔다. 웰스파고인베스트먼트인스티튜트의 스콧 렌 선임 글로벌 주식전략가는 “아직 증시에 대한 믿음은 강하지 않다”며 “통상 사이클 상단에서는 추종 매매가 많아지고 펀드 자금 유입세도 강해지는데 아직 추종 매매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심리 역시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투자자협회(AAII)에 따르면 5일 기준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응답률은 36%에 그쳤다. 7월의 27%에 비해서는 호전됐지만 지난해 감세 기대감 속에 50%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미 증시의 큰손인 기업들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지금과 같은 자사주 매입 속도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미 대선을 앞두고 경제·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기업들의 주식 매입 수요는 이미 2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자사주 매입 속도의 둔화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 기업의 순 자사주 매입 규모는 내년에도 올해보다 2% 추가 하락해 4,700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협상 결과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투자자들은 수천억달러를 주식 펀드에서 빼내 안전자산인 채권형 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옮겼지만 이 가운데 일부 자금은 최근 미중 무역협상을 낙관하는 분위기를 타고 주식시장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4일까지 일주일간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펀드로 약 50억달러를 넣었다. 이는 최근 3개월 새 주간 단위로 가장 강한 유입세다. WSJ는 이에 대해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 잠재력이 남아 있다는 의미”라면서 “미국 증시의 10년 강세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요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신호로도 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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