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해외 주둔 미군의 배치 문제를 일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면서 한국도 거론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미 국방부가 배포한 녹취록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지난 6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포럼 행사 참석을 위해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가진 기자들과 문답에서 이렇게 말했다. 다만 에스퍼 장관은 주한미군 문제를 직접 거론하거나 증감과 관련한 어떤 방향성을 제시하진 않았다.
그의 발언은 미국이 이란의 군사적 위협 대응을 위해 중동에 1만4,000명의 병력을 추가 파병을 검토한다는 미 일부 언론의 보도를 부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한 기자가 중동에 군사력을 늘릴 의향이 있냐고 묻자 에스퍼 장관은 추가 파병 보도는 ‘완전한 오보’라고 한 뒤 지난 9월께 “우리는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에 따라 군사력 강도의 증감을 계속 조정하고 있다”고 말한 자신의 발언을 상기시켰다. 그는 이어 “그런데 이것은 단지 중동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심지어 북한이나 시리아, 그밖에 어디든지 될지도 모른다”며 “우리는 주 단위로 그 일을 한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과의 답변 뒤에도 한 기자가 중동에 군대 배치를 검토하냐는 취지로 다시 묻자 그는 “나는 항상 군사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전투수행구역에서 그런 요구의 신호가 오면 서로 의사 교환을 한다는 식으로 대답했다. 그는 또 “이런 일이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내 말은 나는 한국에 있는 사령관들과, 중동에 있는 우리 사령관들과 그런 대화를 해 왔다는 의미”라며 “우린 항상 이런 대화를 한다. 그것이 우리 일이다”라고 한국을 거론했다.
에스퍼 장관은 기자가 재차 중동 추가 파병문제를 염두에 둔 듯 뭔가 환경 변화가 일어났을지도 모른다고 집요하게 묻자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아침에 깨어나 뭔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면 군대를 배치할지도 모른다”면서도 “당장은 어떤 일도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중동 파병 검토 보도를 부인한 데 방점이 있지만, 답변 과정에서 한국과 북한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달 19일에도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 질문에 “추측하지 않겠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이 미국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1개 여단 감축을 검토할 수 있다는 국내 언론 보도가 나오자 “들어보지 못했다”고 부인했고, 미 국방부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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