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펠리에는 페스티벌의 도시다. 1년 내내 크고 작은 행사가 끊이지 않고 열린다. 올해로 45회째를 맞는 지중해 영화제를 비롯해 국제 무용제나 음악제·연극제 등 오랜 세월 시민들과 함께 해온 다양한 공연·예술·문화 행사가 연중 펼쳐진다. 여행 기간이 맞는다면 몽펠리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을 즐기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몽펠리에의 대표 축제 중 하나는 7월에 열리는 ‘라디오 프랑스 페스티벌’이다. 올해 34회를 맞은 이 페스티벌은 다양한 장르의 독창적인 음악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이 밖에도 세계 각국에서 온 최고 안무가들이 참가하는 몽펠리에 댄스 페스티벌(7월), 우수 건축 축제(6월) 등 풍성하다.
특히 한국 사람들에게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행사는 ‘여기에 한국이 있다’는 뜻의 코레디시(Coree d‘ici) 페스티벌이다. 코레디시 페스티벌은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한 ‘2015~2016년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계기 삼아 한국문화예술 축제를 열자는 재불 무용가 남영호 코레그라피 예술감독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남 감독은 1992년 몽펠리에 현대무용단원으로 몽펠리에에 정착해 2007년부터 ‘코레 그라피(한국을 그리다) 무용단’을 이끌었다.
이후 코레디시 페스티벌은 매년 펼쳐지면서 공연·춤·미술·K팝 등 한국문화를 알리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축제를 지지한 공로를 인정해 지난해 필리프 소렐 몽펠리에 시장에게 화관문화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올해는 지난 11월5일부터 23일까지 3주간 ’젊음과 건강‘을 주제로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콘서트·전시·공연 등 25개 이상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몽펠리에와 그 근교 도시에서 선보였다. 한국 만화작가 백영욱이 그림을 그리면 프랑스 음악가 다비드 라바이세가 음악을, 비디오 아티스트 피에르 세빌라가 조명을 보태 작품을 만들어내는 ‘만화’나 한국과 프랑스 예술가가 함께 무대를 꾸미는 ‘나의 아리랑’ 등 한·프랑스 예술가 컬래버레이션 무대도 현지인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내년의 코레디시 페스티벌은 ‘정체성과 뉴테크놀로지’라는 주제로 프랑스 전역에 흩어져 있는 한국 입양아들을 초청해 함께할 계획이다. 남 감독은 “프랑스는 물론 유럽 각국도 이 축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몽펠리에=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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