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2019년 KT&G 상상마당 시네마에서 상영된 40여편의 작품 속 배우들 중 관객 투표로 선정된 올해의 배우로는 <벌새>의 김새벽 배우가 선정됐다. <벌새>는 전세계 40관왕을 차지하며 큰 사랑을 받은 김보라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팬덤 ‘벌새단’을 탄생시키며 영화계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작품. 김새벽은 극 중 ‘은희’의 세상을 확장시켜주는 ‘영지’ 선생님으로 분해 수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 냈다. 올해 <얼굴들><항거: 유관순 이야기><국경의 왕> 등에서도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김새벽은 <벌새>로 제3회 말레이시아 골든 글로벌 어워드에 이어 지난 11월 영평상에서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벌새>와 함께 2019년 여성서사의 뜨거운 힘을 보여준 <윤희에게>와 <82년생 김지영> 또한 빠질 수 없다. 김희애는 대체 불가한 대한민국의 배우로서 작년 <허스토리>로 상상마당 시네마 [2018 씨네 아이콘]으로 선정된 바 있다. <윤희에게>에서는 첫사랑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해내 ‘윤희’ 그 자체를 구현해냈다는 극찬을 받으며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82년생 김지영>의 주연 정유미 또한 올해를 빛낸 배우로 뽑혔다. 정유미는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 캐릭터에 호흡까지 완벽히 스며드는 연기를 보여주며 ‘정유미의 새로운 대표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미성년>의 김혜준 배우 또한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배우 중 하나다. 배우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 <미성년>에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고등학생 ‘주리’ 역으로 김혜준은 이번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대중들의 관심을 입증했다. 2019년 <미성년>부터 <변신>까지 주연으로 발탁, 개봉 예정인 <싱크홀>까지 출연을 확정하며 영화계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른 김혜준의 연기를 주목해보자.
다음으로는 올 여름 싱그러운 에너지를 전파한 무공해 성장 모험담 <보희와 녹양>의 주역 안지호, 김주아 배우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소심하고 여린 소년 ‘보희’ 역의 안지호는 이 작품으로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배우 부문 독립스타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으며, <나의 특별한 형제><우리집>에서도 감초 역할로 활약하며 내년 1월 방영 예정인 SBS 수목미니시리즈 [아무도 모른다]에 김서형, 류덕환과 함께 캐스팅을 확정했다.
대범하고 당찬 소녀 ‘녹양’ 역을 완벽 소화한 김주아는 <변성기><선아의 방><그녀의 욕조><링링> 등 다양한 독립영화에서 필모를 쌓은 파워 신예다. 매 작품 캐릭터 고유의 심리와 감성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독립영화계 샛별로 떠오른 김주아는 무한한 가능성으로 관객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윤가은 감독의 가족 유니버스 <우리집>의 김나연 배우 또한 주목할 만한 배우로 선정됐다. 김나연은 첫 주연작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삼총사 중 가족의 화목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맏언니로서 안정적인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이처럼 독립영화뿐 아니라 <엑시트>와 <기생충> 또한 상영 예정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엑시트>의 조정석은 뮤지컬부터 드라마, <관상><나의 사랑 나의 신부><뺑반> 등 영화계까지 섭렵하며 흥행배우 반열에 올랐다. 재난탈출액션 영화 <엑시트>에서는 청년백수 ‘용남’역으로 다시 한번 짠내가 폭발하는 코믹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최근 열린 제40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기생충>의 이정은 배우도 올해를 빛낸 배우에 빠질 수 없다. 이정은은 <기생충>에서 부잣집에 사는 비밀을 간직한 입주가사도우미 ‘문광’ 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으로 스크린을 장악했다. 30년 가까이 연극, 드라마, 영화를 종횡무진하며 탄탄한 연기내공을 쌓은 이정은 배우의 수상작을 다시 한번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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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해외 배우 또한 눈에 띈다. <가버나움>의 자인 알 라피아, <행복한 라짜로>의 아드리아노타르디올로, <미드소마> 플로렌스 퓨, <그녀들을 도와줘> 레지나 홀, <결혼 이야기> 스칼렛 요한슨,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까뜨린느 드뇌브, 그리고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 펑유창 배우까지 화려한 라인업을 장식했다.
2018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가버나움>은 레바논의 실제 난민들을 캐스팅해 진정성있는 작품을 완성해 큰 화제를 모았다. 주인공 자인 알 라피아는 시장에서 배달 일을 하던 시리아 난민 소년으로, 베이루트 지역에서 캐스팅됐다.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부모를 고소하고 싶다”고 말하는 자인의 연기는 전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며 14만 5천명이라는 의미 있는 숫자를 기록했다. <행복한 라짜로>의 아드리아노 타르디올로는 연기경험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 1천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라짜로’역을 꿰찬 배우다. 흉내낼 수 없는 맑고 순수한 얼굴로 칸까지 사로잡은 아드리아노의 연기를 다시 만날 수 있겠다.
플로렌스 퓨는 <미드소마>에서 소름 돋는 열연을 보여주며 심오하고 기이한 영화 속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박찬욱 감독의 <리틀 드러머 걸>부터 내년 개봉 예정인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과 마블 유니버스 <블랙 위도우>까지 요즘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당찬 신예다. 레지나 홀은 영화 <그녀들을 도와줘>에서 흑인 배우 최초로 뉴욕비평가협회상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그녀들을 도와줘>는 직장에서 여성연대가 맞이하는 현실에 관한 사실적 이야기로, 해외 유수의 매체들로부터 “레지나 홀의 연기에는 다정다감, 강인함, 공감, 절제가 응축되어 담겼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스칼렛 요한슨은 <결혼 이야기>로 현실적이면서도 세밀한 감정선을 보여주는 인생 연기를 펼치며 이번 아카데미 유력 수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감독, 배우의 필모그래피 중 최고로 꼽히는 연출과 연기를 보여준 <결혼 이야기>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처음부터 ‘파비안느’ 역으로 까뜨린느 드뇌브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밝힐 만큼 그 연기가 진가를 발하는 작품이다. 까뜨린느 드뇌브는 자신의 회고록 발간을 앞둔 전설적인 여배우 역을 맡아 명품 열연을 선보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지막으로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는 친구의 자살, 학교폭력, 원조교제, 가족들의 외면 등 더 이상 바닥으로 떨어질 곳 없는 4명의 인물이 만저우리에 있는 동물원 코끼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중국 최고의 청춘 스타로 떠오른 펑유창 배우는 극 중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어 하는 소년 ‘웨이부’로 완벽 변신해 인기를 끌고 있다. 특이 이 작품은 중국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의식을 담아 정작 중국에서는 개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알려져 이번 상영에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내년 기대주들의 기대작을 상영하는 [2020 NEW ICON] 섹션과 매년 새로운 주제로 배우를 조명하는 [배우의 초상]도 순차적으로 공개예정이다.
올해 화제를 모은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2019 CINE ICON: KT&G 상상마당 배우기획전>은 12월 20일(금)부터 29일(일)까지 홍대 KT&G 상상마당에서 개최된다.
/김주원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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