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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카톡 달군 씁쓸한 부동산 ‘지라시’

이완기 증권부





“금융 상품은 찢어버려라. 주식으로 돈 번 사람도 부동산으로 온다.” 얼마 전 취재원에게 받은 문자 메시지에 담긴 일부다. 유명 부동산 전문가의 입을 빌려 ‘지라시’ 형태로 작성된 이 글은 국내 자본시장은 적합한 투자처가 아니라는 내용이다. 돈 벌려면 아파트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메시지를 보낸 그 취재원도 “결국 답은 아파트”라며 부동산 찬양을 늘어놓았다.

최근 누구를 만나더라도 부동산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대화의 시작이 무엇이 됐든, ‘기승전-부동산’이다.

시중 자금도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2019년 3분기 중 가계신용(잠정)’ 자료를 보면 올해 9월 말 우리나라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30조3,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0조원 이상 늘었다. 주택담보대출도 올해 1·4분기 4조3,000억원에서 3·4분기 9조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정작 돈이 돌아야 할 자본시장은 썰렁하다.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초 26조3,000억원에서 12월 9일 현재 23조5,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집값이 한두 달에 억단위로 뛰는데 투자자 입장에서 전전긍긍해가며 주식에 돈 넣을 이유는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국가 경제의 체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부동산으로 쏠리는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집은 사는(live) 곳’이라는 도덕적인 말은 개인의 욕망을 비집고 들어가지 못한다. 정부가 강남의 수십억짜리 아파트에 사는 이들의 수요를 누르는 규제를 쏟아내는 건 평범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화를 부른다. 이보다 자본시장이 괜찮은 투자처라는 인식을 줄 수 있게 판을 깔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기업이 성장할 수 있게 물꼬를 터줘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 업계의 요구사항을 듣고 사회적으로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조율해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대표적인 것이 금융투자 세제 개편이다. 주식 등 투자상품 간 손실을 합산해 과세하는 등으로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제안이다. 다행히 정부가 내년 금융 세제 개편에 나선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투자자들과 업계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 개편안이 나오기를 바란다.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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