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미래로만 느껴졌던 인공지능(AI)면접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건설업계와 금융권, 대학은 물론 육군에서도 AI 면접을 채택함에 따라 AI 면접에 대한 취업준비생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 줄잇는 ‘업계 최초 AI면접 도입’ = 올 들어 ‘업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채용에 AI 면접을 도입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KB국민은행이 AI 시스템을 면접에 반영했고, 경복대학교도 대학 최초로 2020년 수시 1차 신입생 모집부터 AI 면접을 시작한다. 지니뮤직과 울산남구청 역시 업계 최초로 인적성 검사와 자소서 분석에 각각 AI를 도입했다.
건설업계 역시 오랜만에 AI 면접을 도입한 업체가 나왔다. 기존에 업계 유일하게 AI 면접을 운영 중이던 호반건설에 이어 현대엔지니어링은 내년 신입사원 채용부터 AI 면접을 도입하는 것이다. 민간 기업이나 학교 외에도 AI 면접을 도입한 곳이 있으니 바로 육군이다. 육군은 올해 6월부터 간부 선발 과정에 AI 면접체계를 시범 적용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전면 확대할 예정이다.
면접은 아니지만 채용상담 등에 AI를 도입하고 있는 곳도 많다. SK이노베이션이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모집에 상담용 챗봇을 도입해 지원자와의 소통을 강화한 바 있다. 챗봇은 전형일정, 전형내용, 인재상, 직무정보 등 지원자들이 주로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해 실시간으로 답변한다.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질문을 받을수록 의도를 정확히 이해해 답한다.
◇ AI면접, 어떻게 진행되나 = AI 면접은 기관에 따라 형식이나 내용이 다르다. 먼저 인터뷰 시간은 60~90분 정도로 진행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을 포함한 많은 업체들이 AI 면접을 90분으로 운영하지만, 육군의 경우 60분 이내라고 한다. 방식은 질문에 대한 답변과 게임을 수행하는 구성이 대다수다. AI 면접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도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면접 초반에 ‘시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육군의 AI 면접도 지원자가 웹캠과 마이크가 설치된 인터넷 PC를 통해 분야별 5개 내외의 게임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원자별 특성과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상황질문’과 ‘핵심질문’이 이어진다. 시간은 60분 이내로, AI 면접 결과는 자동으로 분석돼 선발부서에 제공된다. 특히, 재직 중인 근무자를 대상으로 AI 면접평가를 시행하면 우수 근무자의 패턴을 추출해 분야별 조직에 적합한 대상자도 선별해 낼 수 있다.
기업의 AI 면접 활용도도 다르다. KB국민은행은 AI 면접을 대면 면접의 참고자료로만 사용한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AI 면접에서 일부 탈락이 이뤄질 수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AI 면접도 연습하면 도움될까? = AI 면접은 답변 내용 뿐만 아니라 답변자의 목소리와 발음, 말하는 속도와 시선, 안색까지 분석해 결론을 내기 때문에 사실상 연습을 할 수 없는 면접이다. 시종일관 미소만 짓는다고, 이른바 ‘착한 답’만 한다고 좋은 점수가 나오는 알고리즘이 아니다. 단, 큰 목소리와 명확한 발음으로 면접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아무리 연습이 소용없다고 해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취준생들 사이에서는 각종 어플을 활용한 AI 모의면접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많이 사용되는 어플 중 하나가 사람인에이치알이 선보인 동영상 기반 AI모의면접앱 ‘아이엠그라운드’다. 아이엠그라운드는 스마트폰으로 직접 면접 영상을 촬영하면 AI가 표정, 목소리, 발음, 속도, 시선 등 8가지 요소를 분석해 리포트 형태로 보여주는 서비스다. 코멘토가 서비스하는 ‘AI 자소서 분석기’는 자기소개서에 드러난 지원자의 성향과 강점을 분석해 직무 적합도 등을 첨삭해 준다. ‘주도적인 신중형’, ‘사교적인 안정형’ 같이 강점 2가지를 결합해 어떤 직무에 가장 잘 어울리는지 직접 연결해주는 것.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방향성 있는 취업 준비가 가능해져 취업 확률을 높여준다고 한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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