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12일 “올해도 우리는 숱한 난관에 부딪치며 여기까지 왔다”며 “내외의 모든 어려움을 견뎌내신 중소벤처기업인 여러분께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또 이 총리는 내년 경제 전망도 녹록하지 않다는 점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흔들림 없이 가되 산업 현장의 실정을 직시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9 중소기업 송년 연찬회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한 해 동안 고생한 참석 기업인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전했다.
이 총리는 “상황은 올해 초 예상보다 더 나쁘게 흘렀다”며 글로벌 경기 하강과 미중 무역전쟁, 혼란한 유럽 정세, 일본 경제 보복 등 이중 삼중 악대로 한국 경제가 힘든 시기를 통과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 총리는 “불확실성의 증폭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 더 큰 타격을 줬다”며 “국내 정책요인도 업종에 따라 부담을 늘렸던 것이 사실”이라고 되짚었다.
이 총리는 수출 12개월 연속 감소, 예상보다 저조한 경제성장률, 제조업 위축, 40대 고용 부진 등을 한국 경제의 어두운 부분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전반적인 고용 개선과 취업자 수·고용률·실업률 개선, 자동차 및 선박, 바이오헬스·2차전지 등 신산업 분야 수출 증가는 긍정적 징후로 평가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의 노력 성과가 괄목하다고 평가했다.
이 총리는 “올해 10월까지 약 1, 300 개 중소벤처기업이 수출대열에 동참해서 수출중소기업이 이제 8만9,000개로 늘었다”며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도 사상 처음으로 20%대를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이 총리는 “올해 신규법인이 10만 개를, 벤처투자액이 4조원을 넘어 역대 최고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유니콘 기업 증가세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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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 실정 직시하여 유연 대처할 것”
그러나 글로벌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정부와 기업 모두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그러기 위해 내년 예산을 사상 최대로 편성했다”며 “ 내년 산업예산은 올해보다 26.4%, R&D 예산은 18% 늘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신기술·신산업을 위한 규제 완화, 제조업 및 서비스 산업 고도화, 소재·부품·장비 산업 지원 등을 약속했다.
이 총리는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흔들림 없이 가되, 산업 현장의 실정을 직시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당정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실질화 방안을 곧 발표할 것이라는 점도 소개했다. 다만 이 총리는 “당정 협의를 거쳐 며칠 안에 발표하겠다. 더 자세한 말씀을 제가 드리고 싶은데 그렇게 되면 박영선 장관한테 야단을 맞는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이 총리는 정부가 신기술·신산업·벤처 분야만 주목하는 게 아니라 협동조합, 전통산업도 여전히 중요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태풍이 올 때 나무는 쓰러져도 풀은 쓰러지지 않는다. 그 풀 같은 존재가 바로 중소기업이고, 전통산업을 계속 하시는 협동조합”이라며 “단단하게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키시고 계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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