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주목받는 인기 남자배우 정해인과 이동욱이 각각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예능 프로그램으로 찾아왔다.
지난달 26일 첫 방송된 KBS 2TV ‘정해인의 걸어보고서’는 KBS 1TV ‘걸어서 세계 속으로’를 예능으로 재탄생시킨 프로그램으로, 배우 정해인의 ‘걷큐멘터리’(걸으며 여행하고 기록하는 다큐멘터리)를 표방한다. 정해인이 단순 출연자의 역할을 넘어 여행의 모든 디테일을 책임지는 만큼 그가 직접 선곡한 음악들이 BGM으로 삽입되기도 한다. 정해인이 처음으로 여행하는 뉴욕에서 처음 접하는 경험들 속에서 정해인이 보여주는 빈틈과 개인적인 모습들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배우 이동욱은 지난 4일부터 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를 선보였다. 박중훈, 김혜수, 이승연 등에 이어 명맥이 끊겼던 배우가 진행하는 1인 토크쇼로, 이동욱이 직접 진행자로 나서 화제의 인물과 1:1로 대화를 나눈다.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화제의 인물을 스튜디오에 초대하는 이 프로그램은 첫회 게스트로 예능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배우 공유를 섭외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서로를 ‘깨비형’, ‘동승이(동욱+저승)’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친분을 유지해 온 이동욱과 공유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선보여 여성 시청자들을 끌어모았다.
두 프로그램 모두 유명 남자 배우가 전면에 등장한 만큼 화제성이 있다.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는 시작 전부터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배우들에게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평소에 보여주지 못했던 면을 재밌게 보여주면서 인간적 매력을 더 풍부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두 배우가 자신의 이름을 단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자기 주도적인 모습과 정체성을 확실하게 어필하는 모습”이라며 “기존 스타들이 보여준 예능 출연의 소극성을 탈피하고, 스타의 단독 브랜드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배우들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영화 홍보 등 특별한 경우에 게스트로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등을 연출한 나영석 PD가 차승원, 유해진, 이서진, 염정아 등과 함께 프로그램을 성공시키면서 배우들의 예능 출연에 대한 부담감을 낮췄다. 특히 이서진의 경우 나영석 PD의 프로그램에 여러 차례 등장하며 예능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다만 단순히 ‘누가 나왔다’는 것만으로 무조건 인기가 담보되는 것은 아닌 만큼 콘텐츠의 재미와 완성도 등이 더욱 중요하다. 김 평론가는 “처음에는 스타가 나왔다는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보다가 원하는 모습과 내용이 아니면 쉽게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떤 콘텐츠가 담겨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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