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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강연회5] "예술은 나와 다른 사람이 하는 조금 다른 일"

지난 13일 한빛 리더스홀에서 열린

<퇴근길인문학수업: 릴레이강연 다섯번째

현대미술가 박원주 작가와 백지희 갤러리스트

'예술가와 세상을 잇는 다리'주제 강연 및 북토크

현대미술가 박원주 작가(사진 위 왼쪽)와 백지희 갤러리스트 겸 작가(위 두번째)가 지난 13일 한빛리더스홀에서 열린 ‘퇴근길인문학수업’ 릴레이강연회에서 강의 및 북토크쇼와 저자 사인회를 진행했다./사진=한빛비즈




“코스타비는 조수에게 작업을 시켰다는 데 조영남 씨 대작 사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현대미술에서 대작은 얼마나 허용되는 것인가요?”

“루브르박물관처럼 큰 미술관을 다 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한데 어떻게 봐야 잘 구경할 수 있을까요?”

“경제학적으로 수요와 공급 곡선이 만나는 곳이 가격으로 결정되는데, 그림의 가치를 가격화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림에도 적정가가 있나요?”

“최근 추상화보다 구상화가 더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셨는데 사회적 이유가 있을까요?”

“오늘은 과거의 미술계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는데 요즘 미술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또는 떠오르는 이슈가 있다면?”

“가장 좋아하는 예술가는 누구이며 왜 좋아하는지 말씀해주세요.”

“처음으로 궁금하다,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작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시는 작가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예술 작품에도 적용될 수 있는 말일까요? 숨겨진 의미를 다 읽지 못해도 괜찮나요?”

“일반인도 감상자가 아니자 창작의 주체가 될 수 있을까? 있다면 제일 처음 무엇을 해야하나요?”



“미술품 투자로 재산을 은닉하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미술 전문가들을 위한 세미나에서 나온 질문이 아니다. 지난 13일 홍대역 인근에 위치한 한빛 리더스홀에서 열린 ‘퇴근길인문학수업’릴레이 강연 다섯번째 시간으로 준비한 ‘예술가와 세상을 잇는 다리’에 강의를 들은 참석자들이 제시한 궁금증이다.

현대미술가 박원주 작가는 ‘예술 감상과 사용’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시작했다. 박 작가는 ‘예술이 나와 같은 세상을 살고 있는 또 다른 사람이 하는 조금 다른 일’이라고 정의하면서 “예술가는 일상 속엥서 내가 지나쳐 버렸거나 잘못 본 것, 잊어버린 것 무엇보다도 나에 관한 것을 대신 알려주고 있을지 모른다”면서 앤디워홀의 ‘캠벨 수프캔’과 모네의 ‘생 라자르역’이 등장하게 된 시대적 배경을 설명했다

“깡통에 담긴 스프가 본격적으로 나온 1960년대는 여성들도 일하러 나가던 시대였지요. 토마토, 치킨 등 다른 재료로 만들어 캔에 담아 개봉 즉시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간편식의 대명사이지요. 여기서 예술적인 접근을 시도해보겠습니다. 토마토와 치킨 등을 묘사한 그림을 정물화라고 한다면, 식재료로 만들어 캔에 담은 캔수프는 정물화가 될 수 있을까요? 예술가들은 이처럼 일상을 조금 다르게 보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모네의 작품에 이같은 다르게 보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네의 작품은 다른 작가들과 다른 장면에 관심이 많았어요. 기차역에 공기를 화폭에 담으려 했으니까요. ‘아무것도 그릴게 없다’는 역장의 말에 ‘아무것도 없는 그 무엇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던 모네는 생 라자르역의 시대적 배경을 공기로 묘사를 했던 것이지요. 당시 증기기관차라는 신문물을 탈 수 있었던 사람들은 부유층이었을테고 그들이 기차에서 내려서 걸어오는 장면은 그야말로 ‘신상’을 두른 ‘핵인싸(핵심 인물)’였던 것이죠. 증기가 뭉개 뭉개 피어오르는 기차역에서 신상을 걸친 멋진 사람들이 걸어오는 장면이 연상되지 않습니까. 모네는 동영상의 원조가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이어 강의를 시작한 백지희 갤러리스트 겸 작가는 ‘알고 보면 재미있는 미술시장’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백 작가는 옷을 쇼핑할 때 각자의 취향에 따라 지갑을 열듯이 미술작품을 구입하려면 자신의 취향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술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작가, 큐레이터, 비평가, 딜러, 컬렉터, 옥션 전문가 등으로 구분됩니다. 창작을 하는 작가가 직접 판매를 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작품에 대한 가격을 책정하고 판매하는 과정이 그리 녹록지는 않아 주로 갤러리에서 전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미술작품을 구입할 때 투자의 목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예술적 감수성을 키우고, 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결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하지만 갤러리의 문턱이 높고 가격을 물어보기에는 쉽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트페어 방문을 추천합니다. 이곳에서는 판매가 목적이기에 당당히 가격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미술품의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어있는지 조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투자이든 취미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작가에 대한 공부와 작업실 방문 그리고 갤러리와의 상담 등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게 됩니다.

일반인들이 창작자가 될 수 있는 방법으로 백 작가는 “수첩을 하나 사서 매일 그림을 그리면서 기록으로 남기는 방법이 있다”면서 “잘 그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는 대신 꾸준히 습관을 들인다면 어느순간 자신도 창작자가 될 수 있다는 결심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다섯 번에 걸친강연을 모두 참석한 50대 한 남성은 “‘책이 도끼다’라는 말을 평소에 좋아했는데, ‘강연도 도끼다’라는 생각이 오늘 들었다”면서 “특히 영화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영화를 보면서 사색을 할 수 있다는 강사의 말이 머리에 번개를 맞은 듯 뇌리에 박혔다. 좋은 강의를 들었으니 책을 계속 읽어볼 예정”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20만명의 수강생들이 참가했던 강연을 바탕으로 출간된 인문학 옴니버스 ‘퇴근길 인문학 수업’은 추상적이고 어려운 학문으로써 소수 전문가들을 위한 지적 유희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필요한 삶의 교양이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기획됐다. 멈춤·전환·전진·관계·연결 등 총 다섯권에는 문학, 역사, 철학 등 인문학의 교양과 지식을 바탕으로 동서양 고전은 물론 영화, 경제, 예술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다양한 분야의 인문학 교양을 채울 수 있다. 특히 각 주제마다 다섯번의 강연 형식으로 구성되어 일주일이면 한가지 주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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