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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정치]“비례대표 살려야”…민주당 왜 ‘캡’ 못 버릴까

윤호중 “우리 당 비례제 위협”

250·50안 20대 총선 적용 결과

민주2·새누리3 국민34 정의11

250·25·25(캡) 시뮬레이션은

민주7·새누리9·국민26·정의9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왼쪽부터)와 김관영 최고위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실에서 선거법 가합의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본청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비례대표 50석 중 25석에 ‘캡’을 씌우는 선거법을 20대 총선결과에 적용한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의석수는 각각 7개, 8개 줄어들고 국민의당은 13개, 정의당은 5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캡을 씌우지 않았을 때의 결과와 비교했을 때는 민주당과 새누리당이 각각 3석을 보장받고 국민의당은 5석, 정의당은 1석 덜 얻게 돼 거대 양당이 ‘캡’ 적용을 주장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서울경제가 지난 20대 총선 결과를 13일 국회에서 집중 논의된 ‘4+1 선거법’에 적용해보니 민주당과 새누리당은 비례대표 각각 7,8석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은 13개, 정의당은 5개 늘어난다. 이같은 결과를 얻어낸 계산 방식은 다음과 같다.

◇병립형 비례대표(캡 적용) 의석은 정당득표율/25=우선 ‘캡’으로 지정한 비례대표 의석을 각 정당에 나눈다. 국회에 5명 이상의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을 가졌거나 대통령 선거·총선·지방의회 의원선거에서 3% 이상 지지율을 얻은 정당만 비례 의석을 할당받을 수 있다. 20대 총선을 기준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이에 해당한다. 캡으로 지정된 25석을 각 정당 지지율로 나눌 경우 민주당은 6명, 새누리당 9명, 국민의당 9명, 정의당은 2명을 우선 갖는다.

◇준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은 [(300X정당 득표율)-지역구 의석수]X0.5-병립의석 수=이후 50% 연동률을 적용해 남은 25석을 정당에 배분한다. 50% 연동률은 정당들이 얻은 정당 득표율보다 지역구 의석수가 부족할 경우 그 격차의 50%를 보충하는 방법이다. 그 적용 방식을 두고 여러 안들이 논의되고 있지만 우선 [(300X정당 득표율)-지역구 의석수]X0.5-병립 의석수 산식을 대입할 경우 민주당과 새누리당은 0명, 국민의당은 18명, 정의당은 7명을 50% 연동을 통해 확보한다. 민주당과 한국당 의석이 없는 이유는 정당득표율을 곱한 값보다 지역구 의석수가 많기 때문이다. 즉, 정당에 대한 지지보다 과대대표된 의석수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이 제작한 연동형비례대표제 홍보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렇게 두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통해 산출한 결과를 더하면 총 비례대표 의석수가 나온다. 민주당은 20대 총선 결과와 비교했을 때 13→7석으로 6석 줄어들고 새누리당도 17→9석으로 쪼그라든다. 반면 국민의당은 13→26석으로 대폭 늘고 정의당 역시 4→9석으로 증가해 수혜를 입는다.

◇캡 없이 50% 연동률을 모두 적용하면?=우선 50% 준연동률을 적용할 경우 민주당과 새누리당은 0석, 국민의당은 32석, 정의당은 11석을 확보한다. 그런데 이를 합하면 총 43석이 돼 목표한 50석보다 7석 모자라게 된다. 이 경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심상정 정의당 대표 안)에 따르면 남은 7석을 다시 정당별 득표율로 나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2석, 새누리당은 3석을 마저 나눠 가진다. 결론적으로 민주당이 2석, 새누리당 3석, 국민의당 34석, 그리고 정의당이 11석이다.



캡이 있으면 민주당은 5석, 새누리당은 6석을 더 확보할 수 있고 국민의당은 8석, 정의당은 2석 줄어든다. 거대 양당으로서는 최소한의 비례대표를 확보하기 위한 방책이 캡인 셈이고 군소정당에게는 선거법 개정의 취지를 무력화하는 조치인 셈이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50석 전체에 연동률 50%을 적용할 경우) 우리 당이 운영해온 비례대표 제도 자체가 위협을 받는다”며 캡 적용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야 ‘4+1’ 선거제 합의 불발에 대한 당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석패율제 전국? 지역?… 봉쇄조항 3%? 5%?=이 외에도 4+1은 선거법 각 항목을 두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우선 ‘석패율제’ 도입이 쟁점 사항이다. 석패율제는 후보자가 지역구(지역구 의원)와 비례대표에 동시에 출마하는 것을 허용하고, 중복 출마자들 중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선출하는 제도를 말한다. 지역구 선거에서 가장 아깝게 떨어진 후보를 구제해 주자는 취지로, 그동안 정치권에선 지역주의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논의됐다. 가령 A당의 비례대표 2번을 석패율 번호로 지정해, 지역구 출마자 중 석패율(당선자와 낙선자의 득표비율, 예컨대 A후보가 5만 표로 당선되고 B후보가 4만 표로 낙선했다면 B후보의 석패율은 80%)이 높은 사람을 비례대표로 당선시키는 것이다.

다만 석패율제를 두고 민주당과 정의당의 입장은 엇갈린다. 민주당은 ‘권역별 석패율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전국을 다수 권역으로 나눠 석패율을 적용하자는 제안으로, 패스트트랙 지정안이 권역별 석패율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안에 따르면 1권역은 서울, 2권역은 부산·울산·경남, 3권역은 대구·경북, 4권역은 인천·경기, 5권역은 광주·전북·전남·제주, 6권역은 대전·충남·충북·세종·강원이다. 이 경우 가령 민주당이 2권역에 석패율을 도입한다고 가정한다면 부울경 지역에 출마한 지역구 후보자만 비례대표로 뽑힐 수 있다. 지역주의를 타파하는 후보자를 장려하자는 취지로 볼 수 있다.

반면 정의당은 ‘전국 석패율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정의당의 전통적인 텃밭이 경기·인천·울산 등 하나의 권역이 아닌 전국에 흩어져있다는 게 그 배경이다. 정의당이 자신들이 출마한 지역구 후보를 다시 비례대표로 되살려오기 위해서는 전국 석패율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와 당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국회 해산’, ‘연동형 비례대표제 반대’ 등을 주장하고 있다./연합뉴스


‘봉쇄조항’ 역시 중요한 쟁점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국회에 5명 이상의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을 가졌거나 대통령 선거·총선·지방의회 의원선거에서 3% 이상 지지율을 얻은 정당만 비례 의석을 할당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봉쇄 조항은 극우정당이 의회로 진출하고 군소정당이 난립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문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할 경우 소수정당들이 실제로 당선자를 낼 수 있고, 이에 따라 극우정당 내지는 위성정당들의 원내 진입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때 바른미래당과 버금가는 4%대 지지율까지 기록한 우리공화당이 대표적이다. 거대 정당은 ‘정당 난립은 안된다’며 봉쇄조항을 높이는 안을 제안했고 바른미래당·평화당·대안신당 등은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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