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내항 재개발사업이 공기업과 민간사업자의 잇따른 포기로 장기간 표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7월 내항 1·8부두 항만재개발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택 공급과 주거복지를 목적으로 하는 고유 사업 영역과 맞지 않는다며 사업을 포기했다. 이어 최근에는 인천항 폐 곡물 창고를 문화 혁신공간으로 조성하는 ‘상상플랫폼’ 사업도 운영사업자인 CJ CGV가 손을 뗐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와 인천시가 10년 넘도록 공을 들여온 인천항 내항 재개발사업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인천항 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은 28만6,395㎡ 부지에 컨벤션·시민창작센터·소호갤러리·키즈센터 등을 조성하는 15만1,757㎡의 해양문화관광지구와 주차장·공원 등이 들어서는 13만4,638㎡의 공공시설지구로 개발하는 콘셉트로 짜졌다. 총 사업비는 4,300억원(토지비 3,300억원·공사비 1,000억원)이 투입된다.
인천항 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의 경우 지난 2007년 11월 인천 내항 살리기 대책위원회가 시민 서명운동(7만2,000명)후 국회청원이 접수됨에 따라 2013년 5월 내항 재개발 사업 추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2차례에 걸쳐 사업수행자 공모를 추진했으나 모두 유찰됐으나 지난 2016년 인천시와 LH, 인천항만공사(IPA) 등이 내항 1·8부두 항만재개발사업을 민간개발에서 공공개발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본격화됐다.
하지만 이 사업을 주도하기로 한 LH가 지난 7월 고유 사업 영역(택지개발 및 임대주택 건설 업무 등) 사업과 맞지 않는다며 사업을 포기하는 바람에 5개월째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다.
윤상영 IPA 항만 뉴딜사업팀장은 “인천시가 지난 9월 내항 1·8부두 개발사업자로 인천도시공사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제시해 놓고 현재까지 이렇다 할 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면서 “IPA는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항 내항의 곡물 창고를 랜드마크로 만드는 ‘상상플랫폼’ 사업도 운영사업자인 CJ CGV가 사업에 손을 떼면서 불투명해졌다.
인천시는 최근 CGV로부터 운영사업자 사업 참여를 포기하겠다는 공문을 접수했다. 시 관계자는 “2주 전에 CGV가 사업 참여가 어렵다는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지난 12일 이런 내용으로 공문을 보내왔다”며 “CGV와 사업을 함께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는 CGV가 일방적으로 사업 참여를 포기함에 따라 입찰보증금 1억650만원을 회수하고, 매몰 비용 등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상상플랫폼은 인천항 8부두 옛 곡물 창고를 리모델링해 문화 혁신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1978년 건립된 이 창고는 길이 270m, 폭 45m, 전체 넓이 1만2,150㎡ 규모로 기둥과 내벽이 없는 단일 창고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지만, 항만 재개발 계획에 따라 2016년 4월 폐쇄됐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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