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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법 개정'에 해고통보 받은 전통예술인 김정희씨 사망

석사 이상 학력자만 뽑겠다는 규정에

20여년 출강하던 한예종 더 못나가

신변 비관 이유로 극단적 선택 추정

고 김정희씨. /연합뉴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20여년 동안 출강을 하던 전통예술인 김정희(58)씨가 올해 8월 해고된 이후 이달 13일 숨졌다.

15일 한예종에 따르면 지난 8월 학교 측이 강사법(개정 고등교육법) 시행을 앞두고 강사임용규정을 개정하면서 김씨에게 더 이상 수업을 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에 김씨는 강사 자리를 잃고 수개월 동안 공연 몇 건 외에는 수입이 없어 신변을 비관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 측에 따르면 대학 측은 강사임용규정을 바꾸면서 ‘석사 학위 이상을 소지한 강사를 다시 뽑겠다’는 입장을 전했고, 김씨는 20여년 동안 직장으로 삼았던 연희과에 더 이상 출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국가중요무형문화재인 동해안별신굿 악사이자 전수교육조교다. 전수교육조교는 국가무형문화제 전승체계에서 ‘보유자’의 전 단계다. 김씨는 4대째 무업을 계승해왔다. 전문성을 인정받은 그는 1998년 한예종 전통예술원이 설립된 직후부터 학생들을 이곳에서 가르쳐왔다. 올해 봄 학기까지는 한예종은 석사 학위 없이도 예술 활동 경력을 참작해 강사 자격을 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사법은 대학 강사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하고 임용 기간을 1년 이상으로 하는 등 고등교육법을 개정한 것으로, 김씨와 같은 시간강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려는 취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임용 기간과 채용 신분 등으로 사용자 측인 학교가 비용 부담이 늘어 강사들을 대량해고하게 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교육부는 김씨의 안타까운 소식이 강사법과는 무관하고 학교 측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측은 “강사법 시행령에 따르면 해당 분야 경력자는 초빙교원이나 그에 준하는 다른 교원 직위로 얼마든지 채용이 가능하다”며 “(김씨의 해고는) 학교 측의 채용 의지에 달린 것이고 강사법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한예종 측은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입장만 내놨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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