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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北 잇단 ‘중대 시험’ 청와대는 왜 말이 없나

미국을 향한 북한의 겁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연말 안으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으라며 미국을 윽박지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일에 이어 13일에 또다시 ‘중대시험’을 실시했다. 북한 조선통신은 14일 이 사실을 공개했다. 북한은 성과를 과시하면서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 한층 강화’ ‘미국의 핵 위협 견제·제압’ 운운하며 핵을 두 차례나 언급했다. 그것도 7시간여 간격으로 국방과학원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이 잇달아 담화 발표를 통해서다. 중대시험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위한 엔진성능시험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북한이 이렇게 미국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는 것은 미국 측의 대폭 양보를 얻어내려는 의도인 게 분명하다. 25일 성탄절을 전후해 미국 본토를 겨냥한 미사일 발사시험 등 본격적인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필요하다면 북한에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되받아치면서 갈등이 급격히 증폭되는 양상이다. 자칫 무력충돌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과거의 강경·극한대치 국면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단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북한에 휘둘리지 않고 원칙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의 대북정책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14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의 방침에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거칠어지는 북한 도발이 미국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정작 유사시 직접 피해 당사자인 우리 정부는 아무런 말이 없다. 청와대는 한동안 대화를 강조하더니 요새는 아예 입을 닫았다.



북한이 하루 새 두 번이나 핵을 입에 올리는 등 도발을 일삼는데도 달래기만 하면 오판을 부를 뿐이다. 이제라도 ‘북핵은 용납 못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마침 15일 방한한 비건 특별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등을 만난다니 이를 확실한 대북 경고의 기회로 삼기 바란다. 북한에 한마디 못하는 청와대를 지켜보는 국민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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