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5일(현지시간) 저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아셈(ASEM) 외교장관회의 만찬 계기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약 10분간 환담을 갖고 수출규제 문제, 북한 핵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외교부가 16일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먼저 16일 개최 되는 한일 수출관리당국 정책대화 개최를 환영하면서 이번 대화가 일측 수출규제의 조속 철회로 이어질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강 장관과 모테기 외무상은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외교당국 간에 긴밀히 소통해나간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오는 23~2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한일중 정상회의 계기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도 계속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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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양국 외교 장관 간의 환담은 양측 모두 스페인 체류 기간이 짧은 탓에 일정조율이 힘들어 만남 자체가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던 중에 간신히 이뤄졌다. 양국 정상 간 만남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회담 조율 책임자인 외교 장관이 만나지 않을 경우 부정적 해석이 나올 수 도 있는 상황에서 양국 외교 실무자들이 어렵게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 측은 그간의 분위기와 달리 청두 한일중 정상회의 기간 동안 한일 정상회담을 열 것이라는 계획을 먼저 밝히는 등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의 만남에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 정부 주최 ‘벚꽃 보는 모임’을 아베 총리가 정치적으로 사유화했다는 비난이 일본 내부에서 커지고 지지율이 떨어지자 한일 외교 관계를 국면 타개책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풀이 된다.
또 이런 가운데 한일 양국은 강 장관의 말대로 이날 도쿄에서 전략물자 수출통제 관련 국장급 정책 대화를 갖는다. 한일 간 고위급 수출 대화는 3년 여 만으로, 지난 달 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조건부 종료 유예에 대한 일본 측 상응 조치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지난 7월 단행 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등으로 고조 된 양측 경제 갈등 타개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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