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16일 국회 본청 앞에서 패스트트랙 법안의 폐기를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한국당 추산 2천여명이 모인 집회에서 황교안 대표와 지도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의 폐기를 촉구했다.
‘공수처·선거법 날치기 저지’ 집회를 위해 오전 11시부터 한국당 지지자들은 태극기, 성조기, 팻말 등을 들고 국회 본청 출입문으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국회 사무처가 모든 출입문을 봉쇄해 들어가지는 못했다.
본청 정문 앞에 모인 참가자들 앞에서 정미경 최고위원이 “500조 이상의 우리 세금을 날치기 한 자가 누구냐”고 물으며 운을 떼자 “문희상”이라는 대답이 들려왔다.
정 최고위원은 “그 대가로 무엇을 받으려고 하냐”고 물었고 참가자들은 “아들 공천”이라며 “문희상 국회의장은 사퇴하라”고 소리높였다.
또 정 최고위원은 “문 국회의장과 닮은 사람이 있다. 조국을 잊으셨나”고 조국 전 장관의 자녀 의혹과 문 의장 관련 의혹을 연관짓기도 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순한 사람”이라 칭하며 “착하고 순한 사람을 이 추운 날에 아스팔트로 몰고 나간 이들은 누구냐. 문재인 대통령, 대통령 맞냐”고 묻자 참가자들이 “아니요”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심재철 원내대표는 “(국가의) 주인이 내는 세금으로 움직이는 국회에 들어오겠다는데 이 국회 문을 걸어 잠그는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고 소리높였다.
그는 “민주당은 맨 처음에는 ‘225명(지역구)+75명(비례대표)’. 이렇게 얘기를 했다. 그러다가 지금은 ‘250+50’을 얘기하고 있다”며 “국회 의석이라는 게 어디 엿가락 흥정하는 것이냐”고 연동형 비례제에 쓴소리를 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황 대표는 “공수처가 들어오면 자유민주주의는 무너진다”며 ‘공수처 반대’와 ‘선거법 반대’를 20차례씩 외치자고 한 뒤 참가자들이 한번씩 이를 외칠 때마다 손가락으로 셌다.
연동형 비례제를 두고 황 대표는 “민주당이 군소 여당들, 말하자면 똘마니와 원 구성하고, 이런저런 표 얻어서 160석 되고, 180석 되고 이러면 이제 뭐가 될까”라고 물었고, “공산주의”라는 답이 나오자 황 대표는 “그게 바로 독재”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선거법은 죽어도 막아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불법이 있으면 안 된다. 우리가 책잡히면 안 된다”고 국회 무단 진입을 만류했다. 그는 “우리가 이겼다. 오늘 국회는 안 열릴 것”이라고 말했고 참가자들은 환호했다.
황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이후 국회 본청으로 들어가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집회 참가자들은 본청 앞 계단의 민주평화당·바른미래당 천막을 찾아가 이들이 민주당과 함께 공수처법·선거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거센 항의를 쏟아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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