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의 한 구내식당에서 직장인들과 점심을 함께하는 깜짝 민생 행보를 펼쳤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다중시설에서 시민들과 대화를 나눈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광화문에서 직장인들을 만나 ‘호프 미팅’을 하면서 최저임금 등 현안과 관련한 여론을 들은 바 있다.
이날 행사는 ‘대통령과의 점심’이라는 이름으로 오전11시5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구로에서 일하는 젊은 직장인과 경력단절여성·장기근속자 등 10∼60대의 남녀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휴넷을 다니는 최지선씨는 이날 워킹맘 육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참 애 키우기 힘들다. 아이가 아플 때나 제가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진짜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기관이라든지, 이런 제도가 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원화 스타넥스 부소장은 미국 벤처기업 등을 언급하며 “일률적인 주 52시간제는 또 하나의 규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규제를 유지하더라도 중소기업 임직원들이 시간외수당 등을 더 챙기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참석자들은 문 대통령이 행사장에 나타나기 전까지 이낙연 국무총리와 간담회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이곳에서 일하는 직장인 8명과 점심식사를 함께한 뒤 또 다른 직장인 6명과 차담을 나눴다.
이들은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참석자들을 선정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구로디지털단지 측이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이 계시는 곳에 대통령이 찾아가 함께 식사하고 애로사항 등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구로디지털단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전통적 제조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벤처산업으로 집적단지를 이룬 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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