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이 2020년 창단 70주년을 맞이해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받을 수 있는 ‘국립극단’을 표방하고 나섰다. 이성열 예술감독은 “지나온 7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70년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자 한다”고 70주년 의미를 전했다.
18일 오전 국립극장 소극장 판에서 진행된 ‘국립극단 창단 70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이성열 예술감독은 “국립극단이 70주년 기념 표어로 내건 ‘여기 연극이 있습니다, 국립극단 70‘을 내세웠다” 며 “1년 내내 연극을 만날 수 있는 곳,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받을 수 있는 국립극단을 표방하며 많은 국민들의 삶에 연극을 심고자 하는 소망을 담아 기념사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국립극단의 2020년은 창단 70주년 기념공연으로 시작된다. 새해 첫 작품은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배삼식 작가에게 의뢰한 신작 <화전가>로 이성열 예술감독이 연출한다. 전쟁 직전인 1950년, 위태로운 시기를 오직 서로에게만 의지한 채 살아가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람 냄새가 나는 작품을 쓰고자 했다’고 밝힌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역경 속에서 사람을 보듬어줄 수 있는 것은 함께하는 이들임을 담아낼 예정.
국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원작 기군상, 각색 연출 고선웅)과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햄릿> (정진새 각색, 부새롬 연출),김성녀 주연의 <파우스트>(작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연출 조광화), 2019년 초연, 개막과 동시에 입소문을 타고 연일 매진을 기록한 <스카펭>(연출 임도완) 등을 만날 수 있다.
영국 로열셰익스피어극단(RSC), 러시아 박탄고프극장과 함께 하는 70주년 기념 연극도 주목할만하다. 영국 로열셰익스피어극단(RSC)의 신작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관습적 성역할의 전복, 장애인 배우 캐스팅 등 동시대 연극의 도전을 이뤄낸 화제작이다. 로열셰익스피어극단의 작품이 한국관객을 만난 적은 많지만 직접 내한공연을 하는 것은 지난 2000년 최초 내한 이후 20년 만이다. 이성열 예술감독은 “RSC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동시대적 해석과 성역할의 전복이 이루어지는 파격적 해석으로 현지에서도 호응이 컸던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러시아 박탄고프극장의 황금마스크상 수상작인 <바냐 삼촌>을 초청해 리마스 투미나스의 파격적인 연출로 변신한 고전을 한국 관객에게 소개한다. 벨기에 리에주극장과는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어 양국 예술가 교류의 장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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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세계 최초로 공연화된다. ‘연출의 판 - 해외연출가전’의 일환으로 벨기에 연출가 셀마 알루이는 맨부커상 수상작인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연극으로 선보인다. 2019년 초 한국을 방문해 한강 작가와 직접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연출은 여성과 여성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폭력, 자유로운 존재로서의 인간에 초점을 맞춘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식주의자>는 한국 배우들과 양국 디자이너들의 협업으로 완성되며 2020년 서울에서 초연 후 2021년 3월에는 리에주극장에서 유럽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2021년에는 배요섭 연출이 유럽 예술가들과 함께 리에주극장에서 다원예술작품을 공연할 예정이다.
창단 70주년을 맞이하며 국립
극단은 국립예술단체를 명동예술극장으로 초청하고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기념공연 <만선>(연출 심재찬)을 공연한다. 같은 시기에 함께 출범한 국립극단과 국립극장의 70주년을 자축하는 의미로 두 기관의 설립일인 4월 29일 국립극장 야외마당에서 ‘70주년 기념식’이 열린다. 이외에도 오는 4월 6일엔 서계동 국립극단 마당에서 ‘연극인 잔치’를 열 예정. 미래를 향해 나아갈 국립극단의 미래를 염원하는 잔치이다. 고선웅 연출과 김민정 작가가 이번 행사를 위한 특별공연을 준비하고 설치미술가 이원호가 서계동 마당을 잔치 공간으로 꾸며낸다.
2020년 국립극단 창단 70주년을 맞이하며 이성열 예술감독은 “앞으로도 동시대적인 극장으로서 역할을 다하면서, 창단 70주년이 과거보단 미래로 갈 수 있는 그러한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며 “지나온 70년을 돌아보고 성찰해, 앞으로의 70년을 위해 힘차게 나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의미를 전했다. 또한 “국립극단의 창단 70주년이 연극계가 재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국립극단]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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