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현 정권 핵심 인사를 무더기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겨냥한 전선 확대에 나섰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농단, 울산시장 불법 선거개입 의혹, 우리들병원 금융농단을 ‘3종 친문 농단 게이트’로 규정한 한국당이 장외 집회에 이어 직접 고발 조치에 나서는 등 대(對)여 공세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한국당 ‘울산시장 불법 선거 개입 의혹 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인 주광덕 의원과 곽상도·강효상·전희경 의원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8명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20일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고발자 명단에는 임 전 실장을 비롯해 조국 전 민정수석,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송철호 울산시장,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송 시장 캠프의 선거 공약 개발을 도운 것으로 의심되는 청와대 비서관 2명과 함께 ‘3철’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노무현 정부 시절)도 포함됐다. ‘3철은’ 문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이라 알려진 세 사람(양정철·이호철·전해철)을 뜻한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기 송철호 현 울산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당내 경선 경쟁자인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심규명 변호사를 청와대 인사들이 회유·압박했다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청와대 인사들이 임 전 최고위원에게 경선 포기를 대가로 일본 오사카·고베 총영사 등의 공직을 제안한 게 공직선거법 230조가 금지하는 ‘후보자 매수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주 의원 측의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매수 및 이해유도죄, 부정선거운동죄 등과 함께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을 고발장에 적시했다”며 “임 전 실장과 한 전 수석이 임동호 전 최고위원에게, 임 전 실장과 노무현 정부 시절 이호철 전 민정수석이 심규명 변호사에게 경선 포기를 종용한 것으로 보고 이들을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김재원 정책위 의장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에서 관권 선거, 청부 수사를 통한 선거 개입 의혹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며 “3·15 부정선거보다 더한 4·15 부정선거를 획책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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