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의회 산하 기구인 정보·보안위원회(COPASIR)가 자국의 5세대(5G) 이동통신망 사업에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통신장비 업체를 배제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위원회는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정부가 이탈리아 내 5G망 구축 및 유지에 중국 업체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원회는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활동에 개입할 수 있는 힘을 고려하면 5G망 사업에 중국 업체들의 장비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는 대체로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기존에 이탈리아 내에 설치된 화웨이 장비 중에서도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사이버보안 전문 변호사 스테파노 멜레는 “위원회의 권고는 구속력은 없지만 정부가 화웨이나 ZTE 같은 중국 기업들에 향후 제한을 가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은 화웨이의 5G 장비를 사용하면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며 주변국들에 화웨이 보이콧을 압박해왔다. 그러나 독일, 프랑스 등 일부 동맹국은 화웨이 장비 구매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화웨이는 성명을 통해 “사이버 보안 논의가 사실에 기초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며 “지금까지 (화웨이 장비 보안 관련)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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