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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준희의 당당함이 반가운 이유

배우 고준희가 약 7개월간의 공백기를 깨고 대중 앞에 나섰다. 고준희는 지난 3월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버닝썬 게이트’의 연예인들과 연루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명 ‘승리의 뉴욕 여배우’라는 루머의 희생양이 된 것. 때마침 뉴욕에 체류 중이던 고준희는 실제 주인공인냥 둔갑하게 됐고, 쏟아지는 악플로 인해 모든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

그러나 고준희는 당당하게 대중들에게 진실을 밝혔다. 고준희는 직접 자신의 SNS를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관련 소문에 법적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의 활동을 적극 지원해주는 새로운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에 둥지를 틀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지금은 지나간 일이니까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지만, 당시엔 배우 스스로도 황당함과 답답한 마음이 컸다. 그는 “제가 이런 일을 겪으리라곤 생각 못 했죠.”라고 말문을 열었다. 결국 이 잘못된 소문과 악플 때문에 배우 인생에 장애물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퍽치기를 당한 기분”이었다. 이후 하기로 예정된 작품에서도 하차 통보를 받게 되자, 그는 “제가 정신을 똑바로 안 차리면 이게 산으로 가겠더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털어놨다.

“나도 기사만 봤지, 정확하게 무슨 내용인지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내가 한 일이 아닌데 사실인 것처럼 이야기가 번졌다. 그리고 그동안 계획했던 일들이 하루 아침에 와르르 무너졌다. 출연하기로 한 드라마 제작진에게 하차 통보를 받았고, 광고 등 해외 일정이 중단됐다. 그제야 ‘이게 별일이 아닌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 전까지는 도대체 무슨 일인지 상황 파악이 안 됐다. ‘아니다. 아무 일도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선순위를 두고 하나하나 일을 해결하려고 했다. 드라마 하차 통보를 받은 다음 날 바로 변호사를 선임했다. 근거 없는 루머와 악성 댓글에 대응하기로 했다.”

고준희는 무엇보다 터무니없는 괴소문으로 인해 가족들이 상처받는 것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딸의 갑작스런 소식에 스트레스가 커진 모친은 이명 증상에 시달렸다고 한다. 고준희는 가족을 향한 미안함과 죄책감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나는 괜찮았다. 그런데 내가 떳떳해도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상처를 받고 힘들어하더라. 엄마도 엘리베이터 같은 데서 주민들과 인사해도 시선이 예전과 다른 걸 느끼는 것 같다. 그런 글을 보지 말라고 해도 보는 걸 내가 막을 순 없다. 최근에 엄마가 아프셨다. 이명에 걸리셨는데 말도 안 하고 혼자 동네 병원에 치료를 받으셨다. 그러다 병이 호전되지 않아 뒤늦게 제가 알게 됐다. 나 때문에 아파하는 것 같아 더 가슴이 아프더라. ”

처음으로 배우가 된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랑하는 부모님을 위해 슬퍼하는 모습만 모일 수 없었다. 더 당당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기로 결심했다. 자꾸 숨어들면, 오보를 진실로 받아들이는 대중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고준희는 “사람들이 왜 자꾸 피해자에게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속마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궁금한 사실에 대한 질문은 가해자한테 해야지,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 나한테 왜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고준희의 새로운 둥지는 박해진이 속한 마운틴무브먼트이다. 오래전 광고 촬영을 위해 일본에 방문했는데 소속사 대표가 박해진 배우를 옆에서 챙겨주는 것을 보고 막연하게 ‘아, 부럽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을 정도로 소속사에 대한 첫 인상이 좋았다. 무엇보다 여자 매니저분이랑 일하고 싶은 로망을 실현시켜준 곳이기도 하다. 여러 사건 사고 속에서 고준희를 묵묵하게 기다려 준 회사이기도 하다. 인터뷰 자리에 함께한 소속사 대표는 “일적인 자리가 아닌 경우에서 보면 그렇게 소탈할 수 없다. 준희씨 별명이 나무늘보다. 한 박자 늦게 웃는다”며 사랑스러운 눈길을 감추지 않았다.







배우 고준희는 강했다.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한 그는 “제 스스로 제 자신을 사랑하고 많이 보호해야 한다”는 걸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계속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지금까지 살았던 인생을 되돌아보고, 잠깐 쉬어가라고 이런 일이 생기는건가 생각하고 있다. 왜 같은 이야기를 들어도, 사랑하는 사람한테 안 좋은 이야기를 듣는 게 더 상처 받고, 자존감 떨어지게 되지 않나. 저도 그런 경험을 해 봤고, 이번 일을 통해 제가 먼저 제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고준희는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앞으로 뷰티 예능 MC를 시작으로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곳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번 사건이 제 삶에서 가장 큰 시련으로 기억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성숙해진 건 맞는데, 아직 더 살아봐야 하니까...지금 제 삶에서 가장 큰 시련이 될까요. 제발 이것이였기를 바라면서 넘어갔으면 한다. “아직 상처가 다 아물진 않았다. 아프긴 했지만 저를 보다 냉정하게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벌써 12월이 돼서 이렇게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올지 몰랐다. 지난 일이니까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동안 공백기를 가진 만큼 많은 활동할 것이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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