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 홍자영을 만나 국민누나에 등극한 배우 염혜란은 “내 편일 때 누구보다 든든한 사람이 ‘홍자영’이다. 누구나 이런 언니를 정말 갖고 싶을 것 같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배우 염혜란. 극 중 노규태(오정세 분)의 아내이자 이혼 전문 변호사 홍자영 역을 연기한 염혜란은 마지막까지 위로와 감동을 전했다. 홍자영을 만나 연기 꽃을 새롭게 피운 염혜란이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알리며 이제는 “염혜란 필 무렵”의 때를 맞았다.
염혜란은 ‘동백 꽃 필 무렵’을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뤄진 드라마이다고 말했다. 그는 “임상춘 작가님이 하고 싶었던 말처럼 작은 것들이 모여 큰 걸 이룬 듯한 느낌이 들어서 배우들끼리 마지막 회를 보고 같이 부둥켜안고 울었다. 좋은 드라마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워너비’ 국민누나로 등극하며 뜨거운 인기를 체감 중인 염혜란은 “이런 기회가 다시 올까 싶다”고 운을 떼더니 “인기나 관심이 곧 지나가는 거라는 걸 안다. 흔들리지 말고, 들뜨지 말고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잘 보내자는 마음을 먹고 있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2000년 연극 ‘최선생’으로 데뷔해 ‘차력사와 아코디언’으로 아름다운 연극인상을 받으며 연극계에 인정받은 그는 2016년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를 시작으로 매체에서도 다양한 인물을 연기했다. ‘도깨비’에서 지은탁(김고은)의 이모 역에 이어 영화 ‘증인’, ‘걸캅스’, ‘미성년’, ‘82년생 김지영’을 통해 관객과 만났으며,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걸 크러시한 매력으로 촌철살인 대사를 통쾌하게 전하며 홍자영이라는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 특히 특별 출연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는 짧은 등장만으로도 극 중 김지영은 물론 관객에게도 든든한 신뢰를 선사하며 영화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었다.
‘동백꽃 필 무렵’ 홍자영 역을 위해 눈빛에는 카리스마를, 대사에는 설득력 있는 연기를 더했고 그 안에서 유쾌한 재미까지 잡아낸 그이지만, 처음 이 캐릭터를 만나고선 두려움이 컸다고 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해온 역할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내가 이 작품에 누가 되는 건 아닐까? 다행히 방송이 시작되고 전체적인 그림을 보니까 제가 가져가야 할 지점이 보이더라. 매체 경력이 많은 상대역인 규태(오정세)와 편해지면서 대화도 많이 나눈 게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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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은 인간 염혜란에게 새로운 경험을 갖게 했다. 그의 말대로 “처음 ‘사’짜 직업 역할도 맡은 거고, 주변에서 수 많은 연락을 받은 것은 물론이고, 처음 이렇게 댓글도 많이 받아봤다”고 했다. 덧붙여 “본격적인 멜로 한 것도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기존 염혜란의 모습과는 외형부터 달라져야 했다. 보다 샤프하고 프로페셔널한 의상과 에튜티드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는 홍자영이 자기 관리에 철저한 인물이니, 그런 부분을 표현하기 위해 살도 빼고 피부과도 다녔다고 전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멋진 의상도 원 없이 입었다. 살도 빼면서 외형적인 노력도 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외형적인 부분도 캐릭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을 하게 됐다.”
‘동백꽃 필 무렵’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입을 모으는 부분이 ‘좋은 대본’이다. 배우는 “차분하게 카리스마를 폭발시키는 연기가 많았는데, 연기를 하는 내가 그 안에서도 변주를 줘야 하는 것들이 어려웠다. 흥분하지 않고 하나씩 따질 때 카리스마가 폭발하는 인물을 연기하기 쉽지 않았는데, 더 이상 말을 못 하게 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고 자평했다.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배우로서 한 계단 성장한 염혜란은 “시청자의 사랑과 힘이 정말 크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엔 제가 이 역할에 잘 어울릴지 스스로 의심도 했는데, ‘잘 어울린다’는 시청자의 응원에 힘을 얻어서 완주할 수 있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멋진 언니 홍자영 덕분에 “또 다른 캐릭터를 연기해도 괜찮겠다는 용기”가 생긴 염혜란. 앞으로 만나고 싶은 역할은 주체성과 생명력을 가진 인물이란다.
“이번 드라마 경험을 통해 제 안에 있던 또 다른 성향이 수면 위로 올라온 느낌이다. 삶의 궤적이 뚜렷하고 변화할 가능성이 보이는 캐릭터라면 도전해보고 싶다. 배우는 연기로 보여주면 그것이 끝이라고 저도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작품이 끝나고나서 인터뷰로 뭔가를 이야기한다는 게 부담이 생기기도 했는데, 이번 작품을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에게 꼭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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