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국 총리가 자금 수요가 몰리는 내달 춘제(중국의 설)를 앞두고 지급준비율 추가 인하 방침을 강력히 시사했다.
2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한중일 3국 정상회의차 쓰촨성 청두시를 방문 중인 리 총리는 현지 은행인 청두은행 지점을 시찰하던 중 “앞으로 (전면적인) 추가 지급준비율 인하 및 선별적 지급준비율 인하를 연구해 채택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실질 금리와 전체적인 대출 비용을 낮춰 중소기업 융자난을 가시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연초 2조1,500억 위안(357조2,010억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2조 위안 규모의 감세를 핵심으로 한 재정 정책을 내놓고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파 속에서 뚜렷한 부양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은 부채 리스크 속에서도 올해 3차례 전면적인 지준율 인하를 단행하고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를 통해 유동성 공급을 늘리고 있다. 다만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과 급속한 경기 둔화라는 도전 속에서 실질적으로는 완화 방향으로 기운 통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완화 폭을 정밀하게 제어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궈타이쥔안 증권은 내년 1월 춘제를 전후해 중국에서는 총 2조8,000억 위안 규모의 막대한 자금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중국에서 중소 은행들을 둘러싼 우려가 커진 가운데 리 총리는 중소 은행을 강력히 지원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지난 5월 네이멍구자치구의 바오상은행 등 지방의 소규모 은행 3곳이 파산 위기에 몰려 구조조정 후 국유화됐다. 이에 중국 정부는 국영 금융기관들을 대거 동원해 은행들이 발행한 주식이나 영구채를 인수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위기 대처에 나섰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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