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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이다’ 정선아 “무대는 행복을 만드는 원천”

“정선아가 암네리스인지, 암네리스가 정선아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사랑하는 작품이라 놓칠 수 없었죠.”

최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만난 정선아는 “ ‘아이다’에서 암네리스 역을 맡는 게 이번이 세 번째인데 옳은 선택이었고, 매회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뮤지컬 ‘아이다’는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 공주, 그리고 두 여인에게 동시에 사랑받는 장군 ‘라다메스’ 세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암네리스는 정선아가 “인생 캐릭터”로 꼽는 역할이다. 정선아는 이 작품으로 2013년 각종 뮤지컬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정선아는 “저를 깊이 있고, 성숙하게 만들어준 작품의 마지막 문을 같이 닫고 싶었어요.암네리스는 너무 아끼는 캐릭터였기에 끝까지 암네리스로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 정선아는 2005년 초연 때 ’아이다’ 타이틀 롤에 도전했다 떨어졌다. 그 뒤 두번째 시즌에게 그에게 온 역할을 암네리스였다. 이번 시즌에 ‘아이다’ 역을 제안 받았지만 단칼에 잘랐다.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욕심보다는 ‘암네리스 그 자체’로 기억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이다’를 만나고 어느새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젠 캐릭터 안에서 암네리스와 더욱 한 몸이 돼 그의 마음 여정을 보여주는 데 치중하고 있단다. 그는 “무대에선 몸을 사리지 않는다”며 “관객들이 비싼 티켓 사 들고 바쁜 시간 쪼개서 오는데 최상의 컨디션으로 공연을 보여주는 게 바람이다”고 힘을 실어 말했다.

올해를 끝으로 ‘아이다’의 브로드웨이 레플리카 버전 공연이 종료된다. 제작사인 디즈니 씨어트리컬 프로덕션이 이번 다섯 번째 시즌을 끝으로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버전 공연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14년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게 된 것. 현재 ‘아이다’의 마지막 무대에 서고 있는 그는 모든 순간이 너무 소중하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는 “ ‘아이다’를 향한 제 사랑은 끝나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하며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만큼 뮤지컬 ‘아이다’는 배우 정선아 인생의 상징적인 작품이자 ‘인생작’이다. 그러면서 “아이다의 엔딩 장면인 박물관의 문을 닫기 전 두 연인의 아름다운 사랑을 계속 눈에 담고싶다”고 했다. 물론 암네리스의 생각도 빼 놓지 않고 말했다. “그 둘은 묻혀야 한다. 벌은 받아야죠!”라고 말한 것.

2002년 뮤지컬 ‘렌트’로 데뷔해 올해로 18년 차 뮤지컬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정선아. 2018년 뮤지컬 ‘웃는 남자’ 초연을 마치고 중국으로 가 9개월간 어학연수를 떠났다. 다소 지쳤던 시기에 휴식이 필요했다.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을 해보고 싶었던 것. 예전부터 중국어에 관심이 많아 중국으로 갔던 것.

뮤지컬 ‘아이다’ 속 암네리스 역 배우 정선아








“홀연히 가슴이 시키는 대로 했죠. 떠나기 전에는 ‘그동안 좋은 작품을 놓치지 않을까, 관객들이 날 잊으면 어쩌나’ 생각이 많았어요. 돌아온 뒤 더 무대의 소중함을 깨달았어요. 중국에서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친구를 많이 사귀면서 새로운 경험을 했어요.”

중국 뮤지컬 시장에 진출하고 싶은 마음도 내비쳤다. 그는 “중국에서 해외 라이선스 공연이 많이 오르고 창작뮤지컬은 이제 시작이라 더 발전할 일만 남아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인 친구들이 한국 뮤지컬 배우를 무척 사랑하고 배우고 싶어한다”며 그 나라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무대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선아에게 무대는 ‘행복을 만드는 원천’이다. 그래서 일까. 정선아의 행복은 바로 무대 위에 있었다.

“저의 인생 1순위는 ‘무대’ 죠. 돈도 아니고 다른 뭣도 아닌 ‘무대’요. 무대 위에서 저의 행복을 찾았어요. 제가 행복해야 관객들에게 행복을 드릴 수 있다는 사실도요. 저의 배우 원칙이자 행복을 만드는 철칙은 무대 밖에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 감정을 무대 위로 가져가지 않는다는 것이죠. 선아 배우 때문에 많은 힘을 얻어간다는 관객분들에게 감사해요. 공연 보는 분들에게 제가 큰 존재이구나란 깨달음을 다시 얻었어요. 그분들과 행복을 만들고 싶어요.”

한편, 뮤지컬 ‘아이다’는 내년 2월 23일까지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이어진다.

[사진=양문숙 기자. 신시컴퍼니]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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