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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북미 협상 징검다리로 '잠정 합의' 지혜 필요"

대북제재 완화 운 띄워

김연철 통일부 장관./연합뉴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잠정 합의’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북미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청와대가 제시한 ‘얼리 하베스트(early harvest·조기 수확)’의 개념과도 유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미가 최종 협상 타결에 이르기 전에 쟁점이 덜한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합의해 대화의 기조를 이어가자는 취지다.

김 장관은 지난 26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북미 협상 국면과 관련 “상황 악화를 막고, 협상 동력을 살리기 위해 최종합의로 가는 징검다리로 잠정합의, 모두스 비벤디(Modus Vivendi·분쟁 해결을 위한 일시적 합의)의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그러면서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나란히 언급했다. 김 장관은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제재 완화 결의안을 정부도 주목하고 있다”며 “다양한 창의적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제출된 중러의 결의안 초안에는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를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담겼다. 남북 철도·도로 협력 사업은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내용이지만, 지난 2월 북미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로는 전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중러 결의안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공식적인 정부 입장을 얘기할 수밖에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그 자체로 상황 관리의 의미가 있고, 앞으로 협상에서 입장차이를 좁히기 위한 노력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앞서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23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정상회담 직후 같은 질문에 대해 “이 결의안에 대해서 저희도 주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미 협상의 키를 쥔 미국은 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의 방한 이후 청와대와 통일부에서 비슷한 발언들이 이어지며 미국 측과의 일부 교감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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