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선승 적명스님의 영결식이 28일 진행됐다. 적명스님은 지난 24일 산행 도중 사고로 입적했다.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이날 경북 문경 봉암사에서 진행된 적명스님 영결식에는 전국에서 온 스님과 불자, 시민 등 총 3,000여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은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장으로 진행됐다.
봉암사는 적명스님이 수좌(首座)로 지냈던 곳이다. 수좌는 사찰을 비롯한 종단의 행정과 포교 등을 책임지는 사판승(事判僧)과 달리 참선을 위주로 수행하는 선승(禪僧)을 가리킨다.
장의위원장을 맡은 조계종 원로회의 부의장 대원스님은 영결사에서 “아직 간화선이 한국과 세계화로 정착되지 못해 더 많은 지도와 가르침이 필요한 때 대종사께서 우리 곁을 떠나시다니 너무 안타깝고 한스럽다”고 애도했다. 영결식에 이어서는 사찰 인근 봉암사 연화대에서 다비식(茶毘式)이 치러졌다. 다비식은 죽은 이의 시신을 불태워 유골을 거두는 의식이다.
이날 영결식에는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세민 대종사,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의정스님, 이철우 경북도지사, 주호영 국회 정각회 명예회장, 김거성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윤성이 동국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적명스님은 입적하는 날까지 대중과 함께 정진과 공양을 하는 등 후학에게 수행자의 본분을 보였다는 평이 나온다.1923년 제주에서 태어나 나주 다보사 우화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66년 해인사에서 자운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영축총림 통도사 선원장, 고불총림 백양사 선원장, 전국선원수좌회 공동 대표를 거쳐, 2007년부터는 조계종 종립선원인 봉암사 수좌로 지내왔다. 고인은 참선 수행도량인 봉암사에서 큰 어른을 뜻하는 조실 요청을 마다하고 수좌로 있으며 후학을 양성해 왔다. 봉암사는 부처님오신날에만 산문을 열고, 일반인에게는 개방하지 않는 참선 수행도량이다.
한편 적명스님은 지난 24일 오전 봉암사 뒤 희양산에 올랐다가 하산 길에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스님이 발을 헛디뎌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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