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부에서 로켓포 공격으로 미군 민간인 도급업자 1명이 사망해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시아파 민병대가 중동의 미군을 노리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북부 키르쿠크 인근에서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에 배정된 이라크 군기지에 로켓이 날아들어 미 도급업자 1명이 사망하고 4명의 미군이 부상을 입었다.
공격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7시20분께 발생했으며 기지 내 군수품 저장 시설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당시 30발 이상의 로켓이 발사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앞서 이라크군은 키르쿠크에서 북서쪽으로 15㎞ 떨어진 K1 군기지에 로켓 여러 발이 날아들었다고 밝혔다. K1 군기지에는 미군, 이라크 경찰, 대테러요원들이 함께 주둔하고 있다.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진행하는 미국 주도의 동맹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 근처에 있는 한 이라크 군기지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동맹군은 공격의 배후를 언급하지 않은 채 “이라크 군경이 대응과 조사를 주도하고 있다”고만 설명했다.
실제로 아직까지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라크 내에 있는 미군 관련 시설들은 지난 10월 말부터 배후를 자처하지 않는 세력으로부터 반복적으로 로켓포 공격을 받아왔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사건까지 포함해 최근 2달 동안 이라크 내 미군 주둔기지를 상대로 발생한 로켓 공격은 총 11차례에 이른다.
미국 정부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시아파 민병대의 소행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현재 이란은 이라크 내에서 무장단체들을 통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한편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포함한 주요 6개국과 이란이 2015년 체결한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탈퇴한 뒤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이 합의의 일방적 파기와 함께 이란의 주요 산업인 원유수출 등에 대한 제재를 복원함에 따라 이란은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
미군의 한 고위 관리는 “이달 들어 이라크 내 미군 주둔 시설에 대한 이란 지원 세력의 공격이 속도를 내며 정교해지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당사자가 모두 통제할 수 없을 긴장 고조에 다가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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