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미 초청을 거절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28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살바도로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27일 “두테르테 대통령이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요청을 거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필리핀 관료의 미국 입국을 거부하는 법안에 서명한 것에 대한 반발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법안은 레일라 데 리마 필리핀 상원의원이 2017년 2월 마약밀매 혐의로 체포돼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것과 관련해 이 사건에 연관된 관료들에 한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데 리마 의원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을 비롯한 비인권적 정책들을 강력 비판하다 2017년 뇌물 혐의로 기소돼 정치적 보복 논란을 부른 당사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역시 지난 27일 이민국에 이 법안을 발의한 리처드 더빈, 패트릭 레이히 미 상원의원의 입국을 금지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또 미국이 리마 상원의원 사건과 관련한 필리핀 관료의 입국을 금지할 경우 필리핀을 방문하려는 모든 미국 국민에게 방문 목적과 상관없이 비자를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파넬로 대변인이 밝혔다.
파넬로 대변인은 “리마 상원의원은 합법적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것이지, 탄압을 받는 게 아니다”면서 “그들이 우리의 사법 주권을 계속 방해하면 멍하니 앉아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미 초청 거부에 대해 “이와 관계가 없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7년 초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을 받은 뒤 한 번도 미국을 방문할 생각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친구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필리핀은 미국인에 대해 30일간의 무비자 방문을 허용하고 있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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