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위에 따르면 ‘어벤져스 : 엔드게임’ ‘알라딘’ ‘겨울왕국2’를 앞세운 월트디즈니 코리아는 지난 11월까지 관객 점유율 26.9%로 전체 배급사 중 1위를 차지했다. 영진위가 2008년 배급사별 점유율을 발표한 이후 외국 배급사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위는 ‘극한직업’ ‘기생충’ ‘엑시트’ ‘나쁜 녀석들’을 배급한 CJ ENM으로 23.3%를 차지했다. 3위는 롯데컬처웍스(8.3%), 4위는 워너브러더스코리아(6.1%), 5위는 쇼박스(5.7%)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년에도 한국영화가 디즈니 등 외화에 밀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연초부터 해외 배급사들의 기대작들이 잇달아 개봉을 확정하며 한국영화를 위협하고 있다.
우선 디즈니와 유니버셜 픽쳐스는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와 ‘닥터 두리틀’을 오는 1월8일 동시에 개봉한다. 스타워즈 시퀄 3부작의 마지막 편인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국내에서도 작품 팬덤이 확고하고, ‘닥터 두리틀’은 ‘영원한 아이언맨’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 특히 ‘닥터 두리틀’은 북미 개봉보다 9일이나 앞서 세계에서 제일 먼저 국내 관객들에 선을 보인다. 이후 유니버셜 픽쳐스는 ‘인비저블맨’(2월26일), ‘분노의 질주 9(가제)’(5월21일), ‘미니언즈 2’(7월 말) 등을 개봉할 예정이다.
특히 디즈니는 올해 애니메이션, 실사, 마블 등 다양하고 탄탄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스타워즈…’에 이어 윌 스미스와 ‘스파이더맨’의 톰 홀랜드가 목소리 연기를 하는 ‘스파이 지니어스’(1월), 마법이 사라진 세상에서 하루의 기적을 얻은 형제가 소원을 이루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그린 ‘온 워드 : 단 하루의 기적’(3월 초), 1993년 개봉했던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옮긴 ‘뮬란‘(3월27일), 어벤져스 블랙 위도우의 솔로 무비인 ‘블랙 위도우’(5월1일 북미 개봉 예정), 잭 커비의 만화가 원작으로 안젤리나 졸리와 마동석이 출연하는 ‘이터널스’, ‘데드풀’ 시리즈로 사랑받은 라이언 레이놀즈 주연의 ‘프리 가이’, 실사판 ‘인어공주’ 등을 개봉한다.
국내 배급사들은 아직 2020년 라인업을 모두 확정 짓지는 않았다. 다만 1월 쇼박스는 ‘남산의 부장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히트맨’으로 외화 공습을 막아낸다는 계획이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간의 이야기를 그렸다.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과 이병헌이 다시 만난 정치 드라마로 기대를 부풀린다. 쇼박스는 이후 ‘패키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히트맨’(1월22일 개봉)은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탈출한 전설의 암살 요원 준이 그리지 말아야 할 1급 기밀을 술김에 그려 버리면서 국정원과 테러리스트의 이중 타깃이 되는 코믹 액션이다. 권상우가 준 역을, 정준호가 전설의 국정원 악마교관 덕규 역을 각각 맡았다. 롯데는 이후 ‘변호인’과 ‘강철비’를 연출한 양우석 감독의 신작 ‘정상회담’(주연 정우성)을 비롯해 제2차 세계대전 후 첫 국제 마라톤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을 그린 ‘1947, 보스턴’(감독 강제규),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최국희) 등을 개봉한다.
CJ ENM이 배급하는 ‘클로젯’은 이사한 새집에서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 나선 아빠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하정우와 김남길이 출연한다. CJ ENM은 이후 안중근 의사를 조명한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한 ‘영웅’(감독 윤제균), 인류 최초 복제인간을 둘러싼 사건을 다룬 공유·박보검·조우진 주연의 ‘서복’ 등을 선보인다. NEW는 박신혜·전종서 주연의 ‘콜’, ‘부산행’ 4년 뒤를 그린 연상호 감독의 ‘반도’ 등을 준비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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