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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마지막 10분 흰눈 내려…타종행사 인근선 보수단체 집회

제야의 종 앞 '신스틸러' 펭수

가족·연인·친구 5만여명 한곳에

1일 새벽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린 제야의 종 타종 행사에서 ‘자이언트 펭TV’의 펭수가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9년의 마지막 10여분을 남겨두고 신년을 축하하듯 서설(瑞雪·때 맞춰 내리는 눈)이 내렸다. 31일 밤 제야의 종 타종 행사가 열린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인근 시민 5만여명(경찰 측 추산)은 이 시각 내리는 흰 눈을 보며 10초를 세는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2020년 ‘하얀 쥐의 해’ 경자년이 밝았다.

시민들은 무엇보다 타종행사의 ‘신스틸러’가 된 캐릭터 ‘펭수’ 멀리서라도 사진에 담아내기 바빴다. 체감 온도는 영하 10도 안팎이었지만 인파가 몰려 시민들은 서로의 온기 덕에 추위를 타지 않을 수 있었다. 이날 타종행사 시작 1시간30여분 전부터 종로1가 인근 교통통제가 시작됐고, 오후 11시께부터 밴드 ‘노브레인’의 공연이 시작되면서부터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손을 잡고 나온 가족들과 연인들, 함께 수다를 떠는 학생들과 외국인들 등 사람들이 한곳에 모였다. 종소리가 계속 울려 퍼지자 일부 시민들은 잠시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기도 했다. 이후 12시10분께부터 대부분 시민들은 물밀듯 보신각 앞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고 인근 종각역 1호선과 광화문 5호선으로 향했다.

같은 시각 종각역 인근에선 보수단체의 집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 보수단체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판하는 주제의 집회를 하며 ‘아들을 데려와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때문에 경찰은 타종 행사와 보수단체 집회 인파가 섞이지 않도록 현장 통제를 이어갔다.



31일 밤 보신각 타종행사가 열린 서울 종로구 종로1가 인근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겨냥한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손구민 기자


종각역 인근인 광화문 광장에선 타종 행사가 끝나고 한참 뒤인 오전 12시30분 이후에도 차로를 차지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등 보수단체가 ‘예배’ 형식의 집회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 목사가 연단에 서 구호를 외치고 “할렐루야”, “아멘” 등을 외쳤다.

한편 이날 타종 행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시민 대표 12명은 함께 새해 소망을 담아 총 33번의 종을 울렸다. 이번 타종에는 국민 스타인 EBS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TV’의 펭수(10)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한 류현진(32·토론토 블루제이스) 선수, 범죄심리학자 이수정(55) 교수, 5·18기념재단 이철우(68) 이사장, 6·25전쟁 당시 장사상륙작전에 학도병으로 참전한 강영구(86) 씨가 참여했다. 아울러 장애인 권익 보호에 힘쓴 김동현(37) 변호사,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볼링 다관왕 신다은(20·한국체대 1년) 선수, 1세대 벤처기업인 한병준(58) 씨, 박미경(49) 한국여성벤처협회장, 미하엘 라이터러(65·오스트리아) 주한 유럽연합(EU)대표부 대사, 다문화가정 대표 이하은(53) 씨, 평창동계올림픽 VIP 수행 통역 봉사자 이서윤(21·고려대 4년) 씨도 함께 종을 울렸다.

박 시장은 타종을 끝내고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새롭고 희망찬 새해를 만들자”며 “경제도 살아나고 민생도 회복되고, 대결 대신 단결과 협력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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