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은 1일 공직선거법 개정안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의 국회 처리와 관련, “검찰개혁, 선거개혁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촛불혁명 정신이 발현되는 단초를 열었고, 보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서울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에서 열린 국회 출입기자단 신년하례회에서 “(검찰개혁·선거제 개혁을) 마무리 짓는 데까지가 내 소명이라서 끝까지 다 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문 의장이 중립성을 지키지 않고 여당의 입장만 대변했다는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 의장은 공수처 설치에 대해 “운명처럼 세 대통령의 꿈이 현실화했다. 내가 희생할 수밖에 없겠다고 느꼈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문 의장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숙원이었던 검찰개혁의 역사를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책감으로 왔고, 그것(공수처)이 첫 번째 공약이 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나도 못 지켰다는 것이 한이 됐다”고 했다.
문 의장은 공수처법 본회의 법안 표결이 다가오자 “희생할 수밖에 없구나 느끼기 시작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공수처법 표결 처리를) 안할 수가 없었다. 더한 일이 있어도 죽으러 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 및 공수처 법안 저지 과정에서 자신의 아들 공천 문제를 거론한 것과 관련, “역사에서 어떻게 평가를 받아도 좋다. 나는 떳떳하고 당당하다. 자랑스럽다”면서 “(개혁과 관련해) 도울 일이 있으면 몸을 안 사리고 망신을 당하더라도 그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문 의장은 방명록에 ‘부진즉퇴’(不進則退·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퇴보한다는 의미)라고 적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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