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잘사는 나라를 다짐했지만 중요한 것은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실천에 옮기는 일이다. 더 이상 과거 정부나 대외여건 탓으로 둘러댈 만큼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얘기다. 게다가 새해 벽두부터 들리는 것은 암울한 소식 일색이다. 지난해 수출은 5,424억달러로 전년 대비 10.3% 줄어들며 10년 만에 두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했다. 수출은 2018년 12월 이후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한숨만 나온다. 여기에 경제의 허리인 40대의 일자리 사정은 제조업 추락의 여파로 악화일로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기 힘들다며 아우성을 치고 있다. 해가 바뀌어도 이런 경제 난맥상은 개선될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현실이 더 막막할 따름이다.
올해는 문재인 정부 출범 4년 차를 맞아 확실한 성과를 보여야 할 시기다. 그러자면 정부 만능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과감한 규제 혁파로 기업들의 투자 의욕과 시장의 활력이 되살아나도록 만들어야 한다. 선진국처럼 혁신과 신산업이 활짝 꽃피울 수 있도록 정부가 앞장서 친기업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재계 수장들이 신년사에서 생존 위기에 몰려 있다며 정치가 경제의 발목이나 잡지 말라고 호소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정치지도자들이 희망고문에서 벗어나 당장 일자리를 만들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절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진정 국민에 보답하는 길은 하루빨리 경제를 살리는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