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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10대 소녀 툰베리의 외침…환경보호 경종인가, 공허한 울림인가[WHY]

타임지 '2019년 올해의 인물' 선정 속

일각선 "경제 배제한 감정적 판단" 지적







매년 한 해를 마무리할 때쯤이면 세계 최대의 주간지 타임지는 그 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영향력을 끼친 인물을 꼽습니다. 타임지는 때때로 사람이 아닌 비(非)인물을 선정하기도, 집단을 선정하기도 해 화제를 모았는데요. 올해도 타임지는 뜻밖의 ‘올해의 인물’을 선정했습니다. 바로 16살 어린 여성 그레타 툰베리인데요. 역대 최연소 ‘올해의 인물’이 된 그레타 툰베리. 타임지는 왜 10대 소녀를 ‘올해의 인물’로 선택한 걸까요.



그레타 툰베리는 스웨덴에 사는 16살 소녀입니다. 그가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이유를 알기 위해선 그녀가 시작한 투쟁 ‘기후 파업(CLIMATE STRIKE)’을 살펴봐야 합니다. 2018년부터 시작된 기후파업은 툰베리가 어른들이 관심 갖지 않는 환경 문제에 항의하기 위해 매주 금요일 학교를 빠지고 국회 앞에서 시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같은 툰베리의 움직임은 ‘학생들이 당장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것보다 환경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전세계 125개국 2,000여 개 도시에 사는 청년들을 따라 움직이게 했죠.



“저는 여기 있으면 안 됐습니다. 저는 바다 건너편의 학교에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희망을 바라며 청년들에게 왔다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나요? 당신들의 공허한 말들로 제 꿈과 제 어린 시절을 빼앗았습니다.(2019년 세계기후행동정상회의)”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냐(HOW DARE YOU)”며 세계 각국의 리더들을 앞에 앉혀놓고 책임을 물었던 그녀의 연설은 그 어떤 환경운동가의 메시지보다 빠르고 강력하게 세계로 전달됐습니다. 더불어 그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택한 교통수단도 많은 화제를 낳았죠.



툰베리는 자신이 사는 유럽에서 미국 뉴욕까지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탄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영국에서 뉴욕까지 하룻밤이면 도착하는 비행기 대신 2주가 걸리는 태양광 요트를 택했습니다. 이런 여행법은 최근 유럽 환경 운동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방법으로 ‘플라이트 셰임(FLIGHT SHAME)’이라고 불리는데요. 비행기(Flight)와 부끄러움(Shame)을 조합한 말로 온실가스의 주범으로 꼽히는 비행기 이용에 부끄러움을 느끼자는 신조어입니다. 즉 툰베리는 편리한 비행기 대신 불편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배나 기차를 이용하는 실천적 환경 운동에 동참한 것이죠.





그러나 이 16살 소녀의 올해의 인물 선정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있습니다. 그는 툰베리의 ‘올해의 인물’ 선정 소식에 “너무 웃긴다. 그레타는 분노 조절 문제에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언급하기도 했죠. ‘분노조절 장애’는 대부분의 툰베리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지적하는 지점입니다. 툰베리가 주장하는 탄소 중립 등의 요청이 지나치게 이상적인데다 경제적 상황은 배제한 감정적 판단이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그가 보여주는 행동들은 어떤 대안이나 변화를 불러일으키기보다 그저 ‘징징대는’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죠.



그가 가장 크게 비난받은 것은 앞서 소개했던 여행 탓이 컸습니다. 툰베리가 비행기의 대안으로 택한 요트는 사실 일반적인 대중들은 쉽사리 대안 교통수단으로 택할 수 없습니다. 높은 비용 때문이죠. 그가 주장하는 ‘플라이트 셰임’은 요트를 탈 수 있는 경제적 여유와 하루 걸릴 거리를 2주 동안 돌아가도 괜찮을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만 가능한 공허한 대안입니다. 게다가 툰베리가 정작 요트를 운전해줄 선원들은 비행기를 태워 불러들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그의 ‘무탄소 여행’이 실은 퍼포먼스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목소리는 합리적인 지적입니다. 실제 툰베리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기후 변화나 환경 오염에 대해 구체적이고 획기적인 해결책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옳고 그르냐를 떠나 툰베리의 행동은 다시 한번 사람들의 관심을 환경 문제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감정적이고 대책 없는 어린 소녀의 말이라 치부되기도 하지만 파리 기후 협약 탈퇴를 결정한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죠. ‘퍼포먼스’라고는 하지만 세계 정세와 경제만을 논하느라 환경 문제를 등한시하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성공한 16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이 같은 대범함이 타임지의 마음까지 움직인 것은 아닐까요.

/정현정기자 jnghnji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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