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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핵심은 소프트웨어인데…입시위주 교육이 인재양성 '발목'

[창간60주년 기획 -대한민국 경제 돌파구 초격차]

<3>초격차의 조건 -R&D 혁신과 인재양성

■열악한 韓 소프트웨어 공교육

초중등 AI 교육 의무화 한다지만

학제개편 논의는 원론 수준 그쳐

국영수 중심의 공교육 개혁 필수

日은 대입에 정보과목 포함 추진

/이미지투데이




현행 2015 교육과정에서 고등학생들은 학교에서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이수하지 않아도 된다. SW 관련 수업인 정보 과목은 의무 시수가 필요 없는 ‘일반 선택’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전체 1,556개 일반고 가운데 정보 과목을 개설해 SW 교육을 진행하는 학교는 절반 정도인 809개에 불과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AI 국가전략’을 통해 인공지능(AI)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정했지만 학제 개편 등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교육 현장에서의 SW 교육 외면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초격차 교육의 핵심은 SW다.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뿌리사업과 연계해 활용도가 높고 중국 등 후발 제조업 국가들과의 기술적 차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영역에서의 차별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초격차를 만들어낼 창의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AI와 코딩을 비롯해 SW 기본을 학교에서 습득할 수 있도록 교원 충원과 인프라 확대에 나서는 한편 대입을 위해 국어·영어·수학에만 집중하는 공교육 전반을 개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교뿐 아니라 초·중등 학생들도 공교육 과정을 통해 SW 공부를 하려면 애로사항이 많다. 교육계에 따르면 2015 교육과정은 고등학교와 달리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정보 과목을 의무화했지만 시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중학교의 경우 전체 재학 기간 동안 총 34시간을 의무적으로 가르치도록 했지만 이는 3년 동안 한 달에 1시간씩 수업하는 수준에 그쳐 학생들의 실력 향상에 사실상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이다. 그나마 중학교에는 정보 과목 교사가 1곳당 0.4명꼴로 부족한 숫자이기는 해도 담당 교원이 있지만 초등학교는 담임교사가 실과 시간에 SW 교육을 하도록 돼 있어 전문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정부는 이와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해 말 ‘AI 국가전략’ 발표를 통해 소프트웨어 공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22년까지 초중등 교육에 AI를 필수 교과과정으로 넣고 초등학교 교사 양성과정에서 AI 과목을 반드시 이수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고교 교육과정에서는 AI 중점 학습 고교를 늘리는 것 외에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대학 입학을 앞둔 고등학생들이 SW 교육에 집중하기 힘들 것이라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발표한 SW 교육 확대 개편 방안에서 고등학교 과정에 AI 기본적인 개념을 다루는 ‘정보1’ 과목을 공통필수 과정에 포함시키고 장기적으로 대학 입학시험에서 평가하기로 했다. AI 교육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일반고 학생들의 SW 교육을 강제하는 모델을 논의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경우 SW 교육 의무 시수 확대와 함께 수능 체제를 개편하는 학제개편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 교육부 관계자는 “독립 교과 신설 등 시수 확대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교육 과정은 아니지만 혁명적인 SW 교육기관으로 주목받는 프랑스의 에콜42도 참고할 만하다. 학습자가 스스로 주도하는 문제 해결식 SW 교육을 비학위과정으로 운영하는 에콜42는 이공계와 인문계를 가리지 않고 학생 지원을 받고 있다. 한 교육 전문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도 SW 교육을 공교육으로 가져와야 한다”며 “이공계와 실업계 중심으로 이뤄지는 SW 교육을 고교 교육 전반으로 확대하기 위해 재정 집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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