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61·사법연수원 14기) 법무장관이 이르면 다음주 대대적인 검찰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검찰이 추 장관 측근을 소환하며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 전선이 법무부와 검찰로 옮겨올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일각에서는 추 장관이 조만간 있을 검찰 인사에서 윤석열(59·23기) 검찰총장 라인에 대한 ‘물갈이’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검찰이 ‘배수진’을 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전날 추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재직 중이던 당시 비서실 부실장을 맡았던 정모(53)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청와대와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 친구인 송철호 변호사가 울산시장에 당선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데 정씨는 송 시장과 청와대 및 중앙당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17년 8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당 대표 비서실 부실장을 지내다 같은 해 5월 송 시장 후보 정무 특보로 자리를 옮겼다.
정씨는 당 대표 비서실에 있던 2017년 10월께 송 시장 측과 장환석(59) 당시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만남을 주선했다. 정씨는 그보다 앞선 2017년 10월11일 송 시장과 점심을 먹었다고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적어놓기도 했다. 정씨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작성한 일정란에는 ‘10월11일 송철호’ ‘12시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과 오찬’ ‘내년 울산시장 선거 대비 지역 숙원사업 해결 대책 논의’라고 쓰여있다.
송 시장 측은 정씨의 소개로 장 전 선임행정관을 만나 공공병원 설립 공약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송 시장 측은 2017년 10월 이후에도 장 전 선임행정관을 한 차례 더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에는 2018년 1월 송 시장과 장 전 선임행정관 등이 청와대 인근 식당에서 만난 것으로 나온다.
특히 검찰이 추 장관 임명 당일 측근인 정씨를 소환조사한 것을 두고 윤 총장이 배수진을 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 장관이 조만간 윤 총장의 대검찰청 간부들과 선거개입 의혹 수사팀에 대한 물갈이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무성한 상황에서 ‘살아 있는 권력’인 청와대에 대한 수사 의지를 다시 한 번 피력했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추 장관이 임명된 날 정씨를 조사한 것은 우연”이라고 했다.
특히 검찰이 추 장관에 대한 소환조사라는 강수도 놓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일 정씨와 송 시장 측의 접촉과 관련해 추 장관을 공무상 비밀누설죄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공모)로 검찰에 고발한 사건이 공공수사2부에 배당돼 있다. 곽 의원은 정씨가 송 시장 측과 청와대 인사를 연결해준 데 대해 “당 대표의 지시를 받고 행동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추 장관은 앞서 인사청문회에서 “당 차원의 선거 개입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정씨도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만남은 송 시장 측과 가까운 지인이 요청해 주선한 것으로 추 대표에게 사전에도 사후에도 전혀 보고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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