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3일 평택의 자동차 전용 부두를 찾아 “올해 세계 경제와 무역 여건은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이라며 “2030년 세계 4대 수출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10년을 시작한다”고 화려한 비전을 얘기했다. 대통령이 새해 첫 경제행보로 수출현장을 찾은 것은 반길 만하지만 참모들이 건네준 장밋빛 자료를 그대로 읊는 모습은 답답함만 더해줬다. 실제 올해 수출 여건은 대통령의 말처럼 녹록지 않다. 중국의 성장률이 5%대에 그치고 미국도 지난해 2.3%에서 2.0% 수준으로 내려갈 게 확실시된다. 현실이 이런데 정부는 총력대응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무역금융 확대 등 땜질식 대책과 반도체 경기 회복만 바라보니 이야말로 전형적인 천수답식 행태다.
지금의 산업현장은 대통령이 말로만 독려해서 해결될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 확보와 신산업 육성을 위한 노동개혁과 실질적인 규제 완화 등 비상대응에 나서지 않으면 무역 1조달러 수성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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