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은 식음료 산업 종사자들에게 ‘양날의 칼’이다. 경기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정적이지만 포화상태가 심해 큰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기업들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신사업을 많이 펼치곤 한다. 진학사의 취업정보사이트 캐치(CATCH)의 도움을 받아 2018년 매출 기준 상위 5개 업체인 CJ제일제당·대상·오뚜기·농심·롯데푸드의 재무평가와 전·현직자 리뷰를 통해 각사의 안정성·수익성·성장성을 분석했다. 김준석 진학사 캐치 본부장은 “식품업계는 이미 정해진 시장 안에서 누가 살아남느냐의 싸움”이라며 “업계에서 커리어를 쌓고 싶다면 어떤 기업을 지원할지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매출규모·재무평가는 CJ제일제당 가장 높아=주요 식음료 업체들의 매출을 비교해 보면 CJ제일제당이 6조457억원으로 가장 높다. ‘햇반’과 ‘비비고’ 등 가정간편식(HMR)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2조2,359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대상이다. 발효조미료 1호 ‘미원’을 비롯해 ‘청정원’, ‘종가집’ 등의 브랜드가 유명하다. 오뚜기가 2조97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3위에 올랐다. 라면·장류·간편식 등 매우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덕분에 5년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한 번도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은 걸로 유명하다. 4위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면서 1조8,57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농심, 5위는 매출 1조8,108억원의 롯데푸드다. 빙과류, 육가공품, 각종 식품소재까지 사업부문이 다양하다.
안정성·수익성·성장성·규모 등을 따지는 재무평가에서도 CJ제일제당이 89.4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뒤를 이어 오뚜기 89.0점, 농심 87.3점, 롯데푸드 87.1점, 대상 84.8점을 받았다. CJ제일제당의 경우 특히 성장성 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땄다. 특히 매출 증가율이 2016~2018년 3년간 7.1%, 8.3%, 14.8%로 꾸준히 상승했다. 수익성은 최근 3년간 매년 6%대 영업이익률을 보이며 동종업계 평균(3.9%)를 웃돈 오뚜기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오뚜기는 순이익률 또한 6.7%로 동종업계 평균인 2.9%보다 높다. 안정성은 농심이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부채비율이 20%대로 낮은 반면 자기자본비율은 70% 수준이다. 농심은 그간 무차입경영 기조로 사업을 운영해왔고, 거대 자본 투자를 하기보다는 차입금을 상환하며 자본건전성 유지에 노력해 왔다.
◇전·현직자 만족도는 오뚜기가 1위=전·현직자 리뷰에서는 오뚜기가 82.1점으로 1위에 올랐다. 2위는 81.5점의 CJ제일제당이었다. 농심은 81.4점, 대상은 80.4점, 롯데푸드는 72.3점을 받았다. 세부지표로 들어가면 오뚜기는 커리어·성장, 경영진·비전 등 2개 지표에서, CJ제일제당은 연봉·복지, 농심은 조직문화·분위기, 대상이 근무시간·휴가 지표에서 1등을 차지했다.
커리어·성장 지표의 경우 회사에서 근무 경력이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 같은지 묻는 질문에 오뚜기 응답자 중 88%가 그렇다고 답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나타냈다. 다른 회사의 경우 CJ제일제당과 농심은 84%, 대상은 79%, 롯데푸드는 59%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경영진·비전 만족도를 파악하기 위해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전망하는 질문에서도 오뚜기의 응답률이 88%로 가장 높았다.
조직문화·분위기 만족도 부문에서는 농심이 82.6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 중 세부적으로 복장의 자유도를 묻는 질문에서 ‘칼 정장’, ‘비즈니스 캐주얼’, ‘완전 자유’ 중 완전자유를 선택한 비율이 응답자의 42%로 가장 높았다. 오뚜기는 비즈니스 캐주얼이 59%로 가장 많은 응답비율을 나타냈으며 완전자유를 선택한 비율은 34%였다. CJ제일제당 또한 비즈니스 캐주얼을 선택한 응답자가 54%, 완전 자유를 선택한 응답자가 36%였다. 직원 평균 근속연수를 묻는 질문에서도 ‘2년미만’, ‘2~5년’, ‘6~10년’, ‘10년이상’ 선택지 가운데 ‘10년이상’을 선택한 비중이 가장 높은 회사가 농심(23%)이었다.
근무시간 및 휴가 면에서는 대상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야근을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7%로 조사 대상 업체 중 가장 높았다.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지 묻는 질문에도 대상은 응답자의 67%가 ‘자유롭게 쓰는 편이다’라고 응답했다.
연봉·복지 면에서는 CJ제일제당이 82.9점으로 1등이었다. 연봉인상률을 묻는 질문에서는 CJ제일제당과 농심, 오뚜기는 ‘5%미만’, ‘5%~10%’, ‘10%이상’의 보기 중 응답자의 절반정도가 ‘5% 이상’ 구간을 선택하였다. 반면 대상과 롯데푸드는 ‘5% 미만’을 선택한 사람이 응답자의 70%를 넘었다고 캐치 측은 전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도움=진학사 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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