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군부의 거물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군의 공격으로 폭사한 가운데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 등 핵프로그램에 대한 제한 규정을 더이상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핵합의를 사실상 탈퇴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국영TV를 통해 방송된 성명에서 “이란은 핵합의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을 더는 지키지 않는다”며 “이는 곧 우라늄 농축 능력과 농도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란 정부는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철회한다면 이 같은 결정을 번복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경제, 금융 제재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만큼 핵합의는 사실상 유효하지 않게 된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지난 2015년 타결된 핵합의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시절이던 당시 주요 6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기로 하는 대신, 이란이 핵무기에 쓰일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개발을 포기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들어선 뒤 2018년 5월 미국은 일방적으로 협정에서 탈퇴했다.
이같은 이란의 핵합의 탈퇴 발표는 최근 이란 군부 요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군에 의해 폭사하면서 나왔다.
이에 대해 알자지라 방송은 “미국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살해로 이란의 많은 정치인들이 충격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이란 정부는 미국에 대해 ‘가혹한 복수’를 약속했다”고 타전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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