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청와대가 6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했다. NSC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국내 석유·가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총력 대응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유수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NSC 상임위에 참석할 것을 직접 지시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NSC 긴급소집을 알리며 “문 대통령은 안보상황은 물론 현지 교민의 안전과 원유 수급 등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NSC 상임위는 최근 중동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역내 정세가 안정되기를 기대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청와대는 NSC 상임위 회의 후 보도자료를 통해 “역내 우리 국민과 기업의 보호, 선박의 안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면밀히 점검하고 동 지역 정세 안정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상임위원들은 우리나라의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에서 중동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국내 석유·가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대응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80%에 달한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성 장관은 최근 중동정세와 관련한 원유 및 가스 시장 동향을 상임위에 보고했다.
이와 관련해 NSC 상임위는 특히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 속에서 호르무즈해협 파병 여부를 신중히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이 한국에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요청한 가운데 정부는 아덴만해역에서 임무 수행 중인 청해부대를 호르무즈해협에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의 충돌 가능성이 커지며 우리 정부의 선택은 난관에 부딪혔다.
한편 이날 NSC 상임위 회의에서는 지난해 12월 진행된 북한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이후의 북한 동향을 점검하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실질적 진전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나가기로 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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