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남북협력 강조에도 北 "남에 대한 의존, 패배주의·수입병 생겨"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승패 결정대결장"

文 제안에 침묵하며 연일 자력갱생 강조

북한이 양강도 삼지연시(市) 재개발의 3단계 공사를 힘 있게 진행 중이라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신년사를 통해 북한과의 교류협력을 강조한 가운데 8일 북한이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북한이 남북협력보다 자립경제 발전을 연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도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오늘의 정면돌파전에서 기본전선은 경제전선’ 제목의 기사에서 ”현시기 경제건설 분야는 우리 공화국과 미국,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와의 승패가 결정되는 판가리 대결장“이라고 밝혔다.

특히 ”경제력이 약하면 정치외교 전선에서 자주적 대를 강하게 세울 수 없다“며 ”제 것이 없거나 부족해 경제 부문과 사회생활 영역에 다른 나라의 물품이 많이 들어오고 사람들이 그것을 쓰는 데 버릇되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는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북한의 속내를 잘 보여준다.

신문은 이어 ”다른 나라에 대한 환상과 의존심이 싹트게 되면 사회주의 우월성에 대한 확신과 수호 정신이 허물어질 수 있다“며 ”정치외교전에서 적을 제압하고 무적의 군사력을 다져나가자면 국가경제력을 강화하는 사업에 응당한 힘을 넣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 현지지도 일정으로 평안남도 순천시 순천인비료공장을 찾았다고 조선중앙TV가 7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 캡처로, 김 위원장이 간부들에게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정권은 북미 비핵화 협상을 통한 경제난을 해결하는 게 사실상 어려워지자 자력갱생을 중심으로 한 내부 결속 강화에 총력전을 펴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문은 ‘정면돌파전의 근본핵-자력갱생’ 제목의 별도 기사에서 ”철저히 금물로 삼아야 할 것이 있다. 남에 대한 의존심이다. 바로 여기에서 패배주의, 회의주의가 나오고 수입병이 생겨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외교적 해법에 대한 기대감이 주민들에게 퍼지는 것도 경계했다.

‘당 중앙위원회 12월 전원회의 과업 관철에 총매진하자’ 제목의 사설은 ”지금 적대 세력들은 강도적인 요구를 내들고 우리를 질식시키기 위한 최대의 압박 공세를 가해오고 있다“며 엄중한 현실 인식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일꾼(간부)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 속에 화려한 변신을 위해 우리의 존엄과 안전을 절대로 팔 수 없다는 것, 앞으로도 제재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제재 해제나 정세 완화에 대하여 사소한 미련도 가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명백히 심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후에 누가 웃는가 보자는 자신만만한 배짱과 불타는 적개심을 지니고 자력갱생의 승전포성을 힘차게 울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우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