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연립정부가 출범했다. 재계에서는 좌파 연정이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낼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스페인 하원은 7일 페드로 산체스 사회노동당(PSOE) 대표의 연정 구성안을 표결 끝에 전체 350표 중 찬성 167, 반대 165, 기권 18표로 가까스로 통과시켰다. 스페인에서 의회의 승인을 거쳐 정부가 정식 출범하는 것은 지난해 4월 총선에 이어 9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중도좌파 사회노동당은 급진좌파 성향의 포데모스와 연정을 꾸려 새 정부를 공식 출범한다. 새 정부는 부자 증세, 최저임금 추가인상, 노동시장 유연화 방안 철회 등의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연 13만유로(약1억7,000만원) 이상을 버는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를 인상하고 2024년까지 근로자 월평균 급여의 60% 수준(1,970유로)으로 최저 임금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법인세 최저한도도 15%로 설정될 방침이다.
사회노동당과 포데모스가 연정에 뜻을 모으기까진 진통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사회당은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해 포데모스와 연정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부 구성이 무산됨에 따라 11월 다시 치러진 총선에서 사회당은 하원 전체의석 350석 중 120석을 얻어 제1당 지위를 지키는 데 성공했지만 또다시 과반 의석에는 미달했다. 이번에 두 좌파정당은 총선 이후 이틀 만에 연정 구성에 전격 합의했고 정부 출범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사회당과 포데모스 의석수는 총 155석으로 과반선인 175석에 비해 20석이 부족해 향후 정국 운영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 최대 경제단체인 경영자총연합회(CEOE)는 새 정부 정책구상에 대해 “포퓰리즘에 가까운 프로그램으로 일자리 창출 등 스페인 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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