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황태를 울리고 있다.
황태 본고장으로 불리는 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 겨울 추위가 사라지고 비가 내리면서 덕장도 텅텅 비어버렸다.
8일 인제 지역의 기온은 영상 5도에 머물렀다. 평년 기온인 영하 10.7도 보다 15도 가량 따뜻한 날씨다. 거기다 최근 사흘 간 81mm의 비가 내려 텅 빈 덕장을 바라보는 황태 업주들의 속은 타들어갔다.
강원지방 기상청은 이달 중순까지 인제지역 기온이 평년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보했다.
황금빛 황태는 눈과 바람, 추위까지 삼박자가 어우러져야 상품가치가 오른다. 특히 영하권의 추운 날씨가 10일 가까이 지속돼야 덕장 작업이 진행될 수 있다. 그러나 축축한 흙과 낙엽만이 가득한 덕장에서 황태는 사라지고 없다.
황태 직판장과 식당을 운영하는 손신덕(59)씨는 “12월 중순에는 황태를 걸어야 하는데 너무 따뜻한 날씨 탓에 일손을 놓고 있다”면서 “다음 주에는 황태를 널 계획인데 날씨가 추워지지 않아 걱정”이라며 시름을 털어놓았다.
널어둔 황태가 빗물에 녹거나 썩어서 상품성이 저하될까봐 우려하는 업주도 있다. 황태 널기 작업을 마친 한 업주는 “황태가 제대로 얼지 않아 비린내가 덕장에 진동한다”며 제대로 된 추위 속에서 황태가 말라야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거기다 치솟은 명탯값은 주민들에게 ‘이중고’다. 황태 판매점주 김모(55)씨는 ”명태 한 상자(20kg)가 품질에 따라 지난해보다 1만~2만원 가량 비싸졌다“며 ”손님도 뚝 떨어져 주민들 걱정이 크다“고 걱정했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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