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당이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를 이유로 정부에 자위대 파견 철회를 요청하면서 이 문제를 놓고 일본 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새해 첫 외국 방문 일정으로 시리아를 찾는 등 미국과 이란의 갈등을 이용해 중동 내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위대 중동 파견과 관련해 “현지 상황을 지켜보며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일본 해상자위대는 도쿄 메구로구에 있는 간부학교에서 이날부터 이틀 동안 비공개 도상연습을 진행한다. 그러나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등 야 4당은 이날 파견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정부에 파견 철회를 요청했다. 야당 관계자는 마이니치신문에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분쟁 수준을 넘어서는 등 상황이 변했다”며 “정부의 파견 결정은 철회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파견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중동 3국 순방계획을 취소하는 등 급변하는 중동정세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러시아는 중동지역에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7일 오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열었다. 친(親)크렘린 성향의 싱크탱크인 러시아국제관계위원회의 안드레이 코르투노프 소장은 “중동 내 러시아의 입지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동맹과 적에게 보내는 분명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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